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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낙제수준인 국회

등록일 2015-12-10 02:01 게재일 2015-12-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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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9일 본회의를 끝으로 의사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생산성 측면에서 `낙제` 수준이란 평가가 압도적이다. 지난 9월1일부터 100일에 걸쳐 열린 이번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355건이지만 이 중에서 대안반영으로 폐기되거나 철회된 법안을 제외하면 실제로 원안 또는 수정안으로 가결된 법안은 약 200건에 그쳤기 때문이다. 법률만 놓고 볼 때 하루에 2개꼴로 통과시킨 셈이다.

국회의 생산성 저하는 여야가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양상을 보인데다 여당은 여당대로 공천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혁신과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간 내홍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정기국회에서 처리된 주요쟁점법안은 국제의료사업지원법과 관광진흥법, 모자보건법과 대리점거래공정화법 정도다. 이들 법안 역시 정상 심의절차로 처리된 게 아니라 여야 원내지도부간 협상과정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연계돼 합의에 이르렀고, 이마저도 법사위 심의도 거치지 못한 채 지난 3일 새벽 정의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이라는 비상수단을 통해 처리됐다.

문제는 청와대와 정부가 꼭 처리해달라고 신신당부한 `핵심 법안`인 경제활성화, 경제민주화, 노동개혁, 안보관련 법안들은 상임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야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 제정안과 사회적경제기본법(사회적경제법) 제정안,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안을 정기국회내 통과시키기로 약속하고도 처리하지 못했다. 더구나 이들 법안의 통과를 위해 여당이 소집한 임시국회내 처리도 불투명하다. 여야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데다 야당의 내부 파열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정기국회후 `즉시 논의를 시작해 임시국회에서 합의처리`키로 한 `노동개혁 5대 법안`의 19대 국회 임기내 처리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가 정기국회내 처리를 합의하고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이 통과되지 않자 이르면 10일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임시국회에서라도 서비스법, 원샷법, 노동개혁 5대 법안이 통과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얘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기회있을 때 마다 경제살리기와 민생 전념에 초당적으로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한다. 정부와 여당 역시 야당을 압박 일변도로 밀어붙이기 보다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설득하는 자세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 무조건 밀어붙이거나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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