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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민생·경제법안 기어이 해 넘기나

등록일 2015-12-28 02:01 게재일 2015-12-2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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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세모에 사람들을 만날 적마다 자주 듣는 말은 첫째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고, 다음은 “저런 국회가 왜 필요하냐”는 불평이다. 대개가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는 여당과 몽니만 부리고 있는 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소리들이지만, 경제 비상사태가 아니라면서 민생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한 정의화 국회의장에 대한 힐난도 적지 않다. 어쨌든 지금 이대로라면 19대 국회는 마지막까지 민생법을 내팽개치고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한 치도 못 나간 불량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 같다.

지금은 조선, 해운 할 것 없이 전 산업에서 구조적 대량실업이 발생하고 신입사원까지 그만둬야 할 정도로 경제 상황이 나쁘다. 박근혜정부가 입법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민생·경제관련 법안들은 이 같은 세계적인 불황파고로 인한 피해를 선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들이다. 여야는 그 동안 수없이 많은 회담과 토론을 하고서도 갖가지 궤변들을 총 동원하여 말싸움만 계속할 뿐 세월아 네월아 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해 왔다.

물론, 결코 선진화되지 못한 국회가 성급하게 도입한 `국회선진화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좀처럼 야당을 설득해내지 못하고 있는 새누리당이나,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정략의 늪에 빠져 어깃장에만 몰두하고 있는 야당 모두 한심한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성공하면 자신들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1차원적인 유치한 심리에 손발 묶여있는 듯한 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 태도는 나아가 국가적인 불행마저도 예고하는 심각한 병폐다. 당쟁의식에 빠져 집권당의 실패만을 꿈꾸는 야당의 행태는 이 나라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어두운 그림자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강박하는 모습을 연출한 정부여당의 모습도 바람직한 장면이 아니었으나, 이를 야멸치게 걷어차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태도도 곱게 비쳐지지는 않는다. 국회가 시급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여야 정치인들의 허물에만 머물지 않고 국회의장에게도 그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 흡사 국회의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여야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자신의 책무를 과소인식하고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키면서 뭇 호사가들의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그 어느 쪽도 `내 탓` 양심은 없고, `네 탓` 변명에만 사로잡혀 비난전만 벌이는 추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며칠 남지 않은 2015년 막판에 여야가 감동적인 합의를 일궈내어 하루가 급한 민생 관련법들을 일괄타결해주길 당부한다. 그 동안 허비해 온 수많은 시간도 모자라, 끝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긴다면 그들은 결단코 `민생`을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로 `민생`을 위해 일하면서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참다운 정치세력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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