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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메뚜기 출마 행태, TK 지역민 자존심 구겨

등록일 2015-12-29 02:01 게재일 2015-1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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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을 앞두고 근거도 희박한 `전면 물갈이설`로 TK지역 민심이 뒤숭숭한 가운데, 일부 출마예정자들의 이른 바 메뚜기 출마행태가 가관이다. 유력 정치인의 내락을 빙자해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낙하산 정치지망생들이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온갖 연고를 끌어다대며 정치 입문을 철새정치로 시작하는 모습은 처음부터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왔다. 그런 일부 인사들이 상황의 유·불리 판단에 따라 출마를 번복하거나 출마지역구를 왔다 갔다 하는 퇴행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대구 북구갑 지역에 내려와 공천을 호언하며 득표활동을 벌이던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지난 24일 느닷없이 영양·영덕·봉화·울진으로 출마지역을 변경하겠다고 변덕을 부린 일은 그 대표적 사례다. 그는 당초 높은 곳에서 내락을 받고 내려온 듯한 호기를 감추지 않았다. 기자들에게 “만약 경선하라고 하면 집에 가겠다”는 일종의 으스댐까지 내놓으며 대구 북구갑 출마를 기정사실화했었던 그의 돌연한 변심을 놓고 자존심을 상한 지역민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대구 북구갑 출마를 준비하다가 대구지역이 아닌 서울에서 출마포기를 선언해 이른바 박심(朴心)을 앞세워 지역민을 우롱했다는 원성을 샀다. 또 이인선 전 경북부지사도 대구 달성군·달서갑·달서병 등에서의 출마가 거론되다가 구미갑지역으로 전격 옮길 것이라는 풍문을 거쳐 결국에는 대구 중·남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해 구설에 올랐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역시 `특명 받은`이라는 타이틀로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정작 지역민들로부터 철새행보를 지적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심을 표방했던 일부 예비후보들의 이런 행보는 최근 들어 지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들의 지지율은 5~8%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뒷말이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구는 여전히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일에 적극적이지만, 지난 19대 총선처럼 내리꽂으면 무조건 당선시켜줄 때와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며 변화된 민심을 전하고 있다.

일부 정치지망생들이 TK지역에 주소를 옮겨놓고 소위 `간보기`를 거듭하며 낙점을 호언장담하다가 느닷없이 사퇴하거나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행태는 단지 국민들의 뇌리에 붙박인 `구태정치`의 퇴영을 일깨워 실망을 덧내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런 천박한 정치행태는 TK 지역의 유권자들 수준을 우습게 보는 일종의 모욕적인 행동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들의 행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 만큼 발전시킨 원동력이라는 자부심을 지닌 지역민들의 자부심에 먹칠을 하는 행위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지금부터라도 모범적인 정치문화를 솔선수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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