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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교육을 서둘러야 한다

등록일 2016-01-07 02:01 게재일 2016-01-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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丙申년을 맞아 유머 연하장이 SNS에 떠돈다.“잘 가라 이年아, 난 더 좋은 年 만날꺼다! 그래봤자 병신年”이란 글이다. 지난해에는 연날리기대회에 빗대어서 “이年 저年 온갖 잡年이 모였다”란 유머가 나왔다. 그저 우스게소리지만, 심한 모욕감을 느끼며 마음을 다치는 여성과 장애인도 있다. 한자를 모르는 한글세대는 그 상처가 더 심하다. 丙자는 `밝을 병`이고, 申자는 `잔나비 신`으로 `띠동물`을 표시할 뿐이지만, 한문을 아는 세대들만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으로 이런 연하장을 받고 불쾌감을 느낄 사람이 많으니, “병신년 농담 안 하기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하고, 병신년을 소재로 한 농담을 하지 말자는 노래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사람도 있다. 장애인들 끼리 “이 병신아!”하면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비장애인이 그런 말을 하면 심한 모욕이 된다. 年도 `년`이라 쓰면 여성을 모욕하는 글자가 된다. 한자를 아는 세대들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한글세대들이 느끼는 감정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의 `한글전용교육`이 잘못됐다는 비판은 수십년 전부터 나왔고, TV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신문들이 한글전용을 따라가면서 지금은 토론회조차 없다. 북한도 일찍 한글전용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잘못”이란 반성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에서 나왔다. 그 한자를 없앤 것은 국어의 후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데, 역사학·국문학·법학 전공자들은 수긍한다. 그런데 `병신년`을 만나면서 “한글전용에 문제 있다”는 소리가 높아진다.

학생들이 영어를 기를 쓰고 배우는 것은 미국의 영향력 때문이다. 일본어는 `묵은 감정`이 있어 피하지만, 독일어·불어·스페인어 등은 `국력에 비례해서` 제2외국어로 선택한다. 그런데 한문(漢文)을 소외시킨 것은 잘못이다. 중국은 지금 G2국가가 돼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위한화(貨)와 달러화를 `법정통화`로 공식 인정하고, 자국의 화폐는 폐기처분한다. 또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경찰국가`로 나서려 한다.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중재할 요량으로 정부군과 반군을 베이징에 불러 화해를 붙일 작정이다. 이 정도로 급성장한 중국이라면, 우리가 `중국식 한자`를 멀리할 이유가 없다.

중국은 `획이 복잡한 한자`를 크게 간소화한 간자체(簡字體)를 만들었다. 지금 우리가 쓰는 한자는 `대만식 한자`다. `중국식 한자`는 간단하기 때문에 배우기도 쉽다. 지금 대학 중국어 학과는 경쟁률이 계속 오르는 중이고, 중국어 학원은 수강생이 넘쳐난다. 멀지 않아 영어와 동등한 위상에 오를 중국어이다.

시대상황에 따라 우리의 교육정책도 변해야 한다. 중국식 간자체 한자를 각급 학교가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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