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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은 날로 진화한다

등록일 2016-01-14 02:01 게재일 2016-01-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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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보이스피싱`이 대구지역에서 기승을 부린다.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직원이라면서 전화를 한다. “금융사기단이 예금을 인출해 가니 돈을 찾아서 냉장고나 장롱이나 싱크대에 넣어두세요”라고 한다. 피해자가 돈을 찾아 냉장고에 넣어둘 시간쯤에 다시 전화를 한다.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야 한다. 은행카드 관련 서류도 받아가야 하니 바로 나오라”고 한다. 전화하는 틈틈이 집 주소와 출입문 비밀번호도 묻는다. 피해자가 집을 나올 때 사기범들은 그 집에 들어가 냉장고에 있는 현금을 훔쳐 달아난다. 처음 당하는 사람은 당황하기 마련이지만, 침착하게 “직원이 맞는지 확인해봐야 겠다”고 하고, 112에 바로 신고하고, 예금을 찾으러 은행에 갈 때는 반드시 경찰관에 알려 동행해야 한다. `이상한 전화`가 오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주위에 사람이 있으면 상의하고, 관계 기관에 연락을 하는 침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갖 사기꾼들이 들끓는 세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는 가짜신분증을 사용하는 보이스피싱도 생겼다. 검찰청 검사라는 사람이 전화를 한다. “당신 명의로 대포통장이 만들어졌는데, 이 통장이 금융사기에 이용됐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돈을 지금 모두 찾아서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안내한다. 피해자가 예금을 인출해서 금감원 직원을 만나는데, 그 직원은 `금융감독원 금융지원국 대리`라는 명함과 신분증을 제시하며 피해자를 믿게 하고 `현금 인수증`을 써주는데 “국가가 안전 계좌로 돈을 보관해준다”란 글귀도 들어 있다.

이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이름은 실제 금감원 직원의 이름과 일치하지만, 이들이 제시하는 신분증·명함·인수증 등은 모두 가짜다. `금융지원국 대리`라는 직책은 없다. 금감원에서는 개인의 돈을 받아 보관하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 거금을 잃고 화병에 걸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부터 `그놈 목소리`라는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의 목소리를 공개, 큰 효과를 봤다. 금감원은 또 `피해 예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은 절대 개인 계좌의 돈을 특정 계좌로 이체하라고 시키지 않는다.

이 기관들은 결코 계좌번호나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사기꾼들은 이렇게 얻은 정보를 이용해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 돈을 빼간다. 저축은행 등을 사칭해 저렴한 이자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솔깃한 말을 하면 의심해야 하는데, 이들은 신용등급 조정비·설정비·공증비·수수료 등을 먼저 입금하라 하고 입금된 돈을 가지고 달아난다. 납치 협박, 교통사고 합의금 빙자 등은 오래된 수법이지만 아직 당하는 사람이 종종 있다. 험한 세상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 언론들이 더 적극 나서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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