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유력 정치인이나 특정 계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비례대표 공천권한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보를 공모한 뒤 `공개 오디션` 방식의 선발과정으로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함으로써 공천 잡음을 원천제거하겠다는 취지다. 새누리당의 기획 의도는 전문평가단이 전 세계에서 올라온 지원자의 노래를 듣고 예선 통과자를 가리고,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의 투표까지 합산해 가수로 선발하는 TV프로그램 슈스케(슈퍼스타 K)나 요즘 한창 열전이 벌어지고 있는 K팝스타의 콘셉트에 맞닿아 있다.
슈스케나 K팝스타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첫 번째 비결은 무엇보다도 실력 있는 가수지망생을 제대로 모은다는 것이다. 국경을 허물고 세계 방방곡곡을 찾아가 인재들을 끌어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실력은 “세상에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가”싶을 정도로 출중하다. 하지만 슈스케나 K팝스타의 매력을 드높이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공정성`이 철저하게 담보된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이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를 뽑기로 추진하는 것은 김무성 대표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공천혁명`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다. 추진과정에서 인재를 제대로 모아들이고, 섬세한 그물망을 짜듯 누구라도 공평무사한 선발과정을 보장받도록 구체적인 원칙과 방식을 창출해내야 비로소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단 구성에서부터 특정 정치인이나 계파의 입김이 일체 개입될 수 없도록 하는 특단의 조치가 뒷받침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공천을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하겠다는 새누리당의 방침은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평가할 만한 괜찮은 발상전환이다. 취지대로 잘 진행된다면, 정치지망생들과 유권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는 매력적인 방식이다. 우선 훌륭한 인재가 많이 찾아오도록 새누리당의 비전을 더욱 매력적인 것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터럭만큼의 뒷말도 나오지 않도록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촘촘한 시스템을 짜내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경구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