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만 외교에 한국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대중국 외교를 위해 대만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국제역학 관계상 그렇다 하더라도 그동안 `정치적 교류`가 단절되다시피한 것은 재고해 볼 일이다.
중국어로 번역 출간된 자서전 `나는 박근혜다`에 추천사를 쓴 사람이 바로 차이 당선인이다. 예사로운 사이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당선 후 `축하전문`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다. 비공식적 라인을 통해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의 눈치를 너무 보며 망설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박근혜 대통령과 차이잉원 당선인은 비슷한 점이 많다. 나이도 한 두 살 차이고, 검소한 성격, 독신, 자유민주주의 신봉, 설득력 있는 또박또박한 어투, 원칙주의 등에서 두 여성지도자는 `통하는 점`이 적지 않다. 그리고 한국에서 걸그룹의 멤버로 활동하는 쯔위 양의 `대만국기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대만의 정서적 거리는 한결 좁아졌다. `차이잉원 후보의 압도적 당선`에 쯔위 양이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차이 당선인도 `1국가 1체제의 공식`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중국과 대만이 한 나라`라면 굳이 대만과 거리를 둘 필요가 없다. 중국 및 대만과의 대등한 등거리 외교를 꺼릴 이유는 없다. 중국과 좋은 관계인 것처럼 대만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한국과 대만은 현재 공식적 국교가 없지만, 사실상 상호 5위의 교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교류는 보이지 않지만 경제교류만은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나라 정상이 `우정`을 나눈다 해서 중국이 불편해 할 이유도 없다.
차이 당선인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이 공통으로 보유한 민주가치, 발전 경험을 토대로 양국 간 교류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 몇년간 한류가 세계적으로 눈부신 대중문화의 주축이 됐는데, 한국 정부의 문화정책과 통찰력이 뒷받침됐다고 본다. 나도 시간이 날 때 한국 드라마를 본다”고 했으며 “한국 김치가 맛있다”며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심을 보였다.
차이 당선인이 내민 악수의 손을 우리가 맞잡을 차례다. 대구 경북지역도 대만과의 경제교류에 더 활발히 나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