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에는 노인과 여성과 결혼 이주 여성들이 남아 있다. 한국 여성들은 농촌에 시집가기 싫어하므로 결혼이주여성들이 주로 농사를 짓는다. 그리고 한편 ICT기술이 고속으로 발전하면서 이것이 농업과 결합해 `힘` 대신 `머리`가 일을 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정부도 이같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여성 농업인의 작업 여건 개선`에 적극 나선다. 여성들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여성 친화형 농기계`를 많이 제작하고 `여성 농기계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밭농사를 중심으로 여성친화형 농기계 보급을 확대해 파종과 이식, 수확 단계의 기계화율을 높이기로 하고, 농기계·농기구 25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트랙터 기능을 갖추고 제초기, 비료살포기 등을 부착할 수 있는 승용관리기와 동력이식기, 소형트랙터 등은 이미 개발돼 있는데, 이들 기계는 조작이 간편해 여성도 쉽게 다룰 수 있다.
농업대국들과의 FTA 체결이 빈번한 시점에서 밭작물의 피해가 커질 것이 예상되므로, 콩 마늘 양파 등의 주산지에 여성친화형 농기기계 구입예산을 지원하고, 올해부터 여성친화형 농기계 구입 시 정부 융자 비율도 판매가의 80%에서 내년에는 100%까지 높일 계획이다. 그리고 여성 농민을 위한 농기계 기술교육도 대폭 확대한다. 농진청은 여성농업인 등의 만성질환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윤여두(69) GMT(주) 회장은 40여년간 농기계 연구 개발에 몰두해왔다. 그는 “농산물 품질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고 농업생산비를 낮추지 못하면 우리 농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기계화는 생산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일손 부족까지 메울 수 있는데, 밭농사는 기계화가 미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여성친화형 농기계 개발과 생산에 매진중이다. 중량도 가볍고 속도도 느리고 조작도 쉽고 크기도 작아서 부녀자와 노약자들이 운전하기 좋게 만들었는데, 파종할 두둑을 짓고 비닐을 덮는 기계, 파종 후 이랑 사이의 잡초를 제거하면서 흙을 갈아주는 기계, 비료살포기, 분무기 등이다.
윤 회장은 1973년 한국 최초의 서울대 농기계학과를 졸업한 후 농진청 연구직 공무원으로 일한 `한국형 트랙터` 개발의 선구자이다.
그는 미래의 농업에 대해 “지금은 육체적 노동을 기계화한 단계지만, 앞으로는 두뇌로 농사를 짓는 `스마트 농기계`가 등장할 것”이라 했다. `채소 공장`에서 하는 스마트 농법을 밭에 적용해 `기계 혼자` 사람 없이 일하는 시대를 앞당겨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