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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철밥통 문화` 바꿀까

등록일 2016-01-29 02:01 게재일 2016-01-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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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일류기업의 경영시스템을 공직사회에 도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는 정부가 공공기관 직원들의 처우와 관련하여 성과연봉제를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연공서열 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이번 조치가 공무원 사회의 `철밥통` 문화를 바꿔낼 것인지 주목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현재 1, 2급 간부직에 적용하고 있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4급 비간부직으로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성과연봉제는 연공서열이 아니라 업무 성과에 따라 보상이 뒤따르도록 하는 것으로 공공부문의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성과연봉제가 적용되는 직원 비중은 7%에서 70%로 대폭 늘어난다. 고성과자와 저성과자의 기본 연봉 인상률 차이는 2%포인트(±1%포인트)에서 평균 3%포인트(±1.5%포인트)로 확대된다. 성과연봉의 경우 3급 이상은 전체 연봉의 20(준정부기관)~30(공기업)%로 하고 성과연봉의 차등 폭은 최고·최저 등급 간 2배가 되도록 적용했다. 차하위직급(4급)의 성과연봉은 잔여 근무연수, 직무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평가가 해당 연도에만 영향을 미치는 비누적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를 위해 개인·조직에 대한 평가 시스템과 지침·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평가지표를 설정할 때는 직원의 참여를 보장하고 평가단을 구성할 때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평가결과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한 기준도 제시했다. 기재부는 30개 공기업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86개 준정부기관은 올해 말까지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확대 적용은 공공기관 내에 경쟁이 적어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해묵은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에게 붙여진지 꽤 오래된 `철밥통`이란 말은 중국에서 유래됐다. 개혁개방을 막 시작한 1980년대에 평생을 직장에서 해고될 염려 없이 근무한다는 뜻에서 중국 국영기업체 직원들을 `티예판완(鐵飯碗)`이라고 불렀던 데서 유래한다. 고도 성장기에 산업체 종사자들은 불철주야 중노동을 하면서도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비해 한번 들어가기만 하면 거의 정년까지 보장되는 직장이라는 뜻에서 우리 공무원들에게 붙여진 `철밥통` 별명은 부러움의 표현인 동시에 질시의 표출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공무원들의 자세와 수준이 어떠냐 하는 것은 그 나라의 건강성과 비전을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지표다.

정부의 이번 성과연봉제 확대실시가 무사안일(無事安逸), 복지부동 (伏地不動)의 부정적 이미지가 덧칠된 공무원 사회의 `철밥통` 문화가 일신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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