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개성공단 중단 놓고 `남남갈등` 재연 한심

등록일 2016-02-12 02:01 게재일 2016-02-12 19면
스크랩버튼
개성공단이 전면 가동 정지에 돌입한 11일 여야 정치권은 정부의 조치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 한심한 `남남갈등`의 불협화음을 재연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핵 불장난으로 한반도 정정의 불안정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마당에 정치권이 `안보` 문제마저 당쟁의 소재로 몰고 가는 폐습은 국민 불안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새누리당은 엄중한 정세가 조성된 상황에서 취한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개성공단 폐쇄는 실효적 제재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반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에 이어서 7일에는 세계를 향해 장거리 미사일을 쏜 후 경축대회까지 열었다”며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결정한 것은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성공단 중단 결정으로 한반도는 더욱 위험해졌다”며 “정부가 스스로 안전판을 걷어차 버린다면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두 가지 요인을 감안한 고육지책이다. 핵무기 개발 자금줄 차단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선제조치의 필요성이 그것이다. 핵 고도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북한의 행태는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개성공단에서 조달되는 현금이 북한의 핵개발 자금줄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그 동안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총 6천160억 원(약 5억6천만 달러)의 현금이 넘어갔고 지난해에만 1천320억 원이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정말 한심한 것은 때마다 불거지는, 도수(度數)도 맞지 않는 불량 돋보기를 들여다 대고 질러대는 `음모론`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 무능을 북풍 선거 전략으로 씌워 남북한의 운명과 국민 세금으로 떠넘기려는 것은 하책 중 하책”이라는 졸렬한 비판을 내놓았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간 거액의 자금이 핵개발에 투입되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북한에 주는 돈이 북한주민들의 삶을 개선한다고 욱대기는, 유치원 산수보다도 못한 계산법을 그들은 왜 못 버리는지 모르겠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가 취한 정책을 놓고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은 나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대안 없이 `비난`만 해대는 고질병이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거듭하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다른 방책을 제대로 내놓지는 못하면서 욕만 해대는 정치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대안도 없이 국민선동에만 혈안이 된 정치행태는 반드시 고쳐야 한다.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으로 넘어간, 장거리 미사일을 여섯 번 발사하고도 남을 거액의 자금이 가슴을 치게 한다.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