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온 국민을 분노와 우울에 빠지게 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다가온다. 일본 시마네(島根)현은 올해도 어김없이 22일 소위 `다케시마(竹島)의 날 기념식`을 열어 도발했다.
시마네 현립 무도관에서 약 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날 기념식과 `다케시마·북방영토 반환요구 운동 현민대회`에는 사카이 야스유키(酒井庸行)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올해로 4년째 정무관을 파견했다.
독도를 관할하고 있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시마네현의 `죽도의 날` 행사를 강력 규탄하고 독도 영토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김 도지사는 “일본의 죽도의 날 행사는 대한민국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침략행위이며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 과거 제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라며 “한·일 관계를 퇴행시키고 동북아 질서를 파괴할 뿐 아니라 인류 공존공영을 해치는 망동으로 모든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경고했다.
독도의 모섬인 경북 울릉군 도동항 해변공원에서도 일본이 도발을 비난하는 대규모 규탄결의대회가 열렸다. (사)푸른울릉독도가꾸기회와 (재)독도재단이 공동 주관하고 경상북도와 울릉군·경북도의회·울릉군의회가 후원한 이날 규탄대회는 독도 바다를 텃밭삼아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어업인들 및 현지주민 그리고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들 등 500여명이 한데 모여 “민족의 섬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침탈 야욕을 즉각 중단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일본 `다케시마의 날`행사를 규탄하고 폐지를 촉구하는 행사는 전국에서 열렸다. 서울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맞은 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는 독도향우회와 독도 관련 시민단체인 독도NGO포럼 소속 회원 100여명이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에 “독도 침탈 음모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독도사랑국민연합·독도칙령기념사업국민연합 등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을 규탄했고, 오후에는 독도살리기운동본부가 규탄 문화제를 열었다.
일본의 `독도` 침탈야욕은 좀처럼 해법을 찾아내기 어려운 민족의 아픈 옹이 같은 것이다. 독도를 움켜쥐려는 흉악한 집착은 저들의 피 속에 `침략`의 DNA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마저 느껴지는 악덕이다. 공존을 도외시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한다하더라도, 일본의 독도도발에 대한 우리의 단세포적인 대응은 언제나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연례행사 땜방하듯 몰려나와 고함질·팔뚝질 몇 번으로 끝내는 구태의연한 성명발표나 궐기대회가 정말 소용이 있긴 한 것일까. 전 지구인들을 감동시킬 문화적인 충격 같은, 진화된 수단들이 강구돼야 한다. 진정성이 의심되는, 설득력 없는 천편일률적 이벤트만으로는 결코 독도를 지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