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은 기획에서 개봉까지 무려 14년이나 걸렸다. 강일출 할머니의 심리치료 그림 `불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조정래 감독은 곧바로 시나리오를 만들었지만, 투자자를 구할 수 없었다. 결국 국민의 후원을 받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으고, 손숙씨 등 중량급 배우들의 재능기부로 완성했다.
손씨는 “시나리오를 보고 그토록 울어보기도 처음이다. 한국인이면 꼭 봐야 할 영화”라 했다. 그녀는 주인공 영희의 노역(役)으로 나온다. 영희는 경북 상주에 살다가 15세 때 위안소에 끌려간다. 공장에 취직해 큰 돈 벌게 해주겠다는 거짓말에 속은 소녀들이 대부분이었다. `귀향`이 수익을 내고 배우들이 개런티를 받을 수 있게 되려면 최소한 관객 60만명은 넘어야 한다. 손씨는 개런티를 받게 되면 전액 할머니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했다. 조 감독은 “돌아가신 분들의 넋이라도 고향에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든 영화”라 했다.
TV조선 다큐는 지난 1년간 오키나와, 서울, 중국 상하이,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살고 있거나, 위안소 흔적이 남아 있는 9개국 33개 도시를 답사, 그 처절한 실태를 영상에 담았다. `일본군 위안부` 3부작은 3·1절을 맞아 29일부터 3월 3일까지 연속 방영된다. 영상에는 당시 상황을 목격했고 이제 노인이 된 증인들의 증언도 있다. 일본의 한 노인은 “내가 다 기억하고 있는데 일본정부가 없었다고 거짓말 하는 것에 화가 났다”고 했다.
윤동주 시인의 비참한 최후를 그린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는 생체실험의 대상이 돼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으며 처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일본은 `공산주의자와의 전쟁`을 벌이는 중이었는데, 조선인 유학생들이 주로 공산주의자로 몰렸다. 시인 이상도 잡혀갔으나 폐병 말기여서 시립병원에 수용돼 있다가 숨졌고, 윤동주는 감옥에 갇혀 `세균 주사`를 매일 맞았다. 옥사한 후 가족들이 시체를 수습하려 갔는데, “생시의 동주의 얼굴이 아니었다”고 했다. 병에 걸려 처절하게 앓다가 젊은 나이에 살해당했다. 일본군 731부대는 생체실험부대였고, 수많은 외국인들을 생체실험으로 죽인 일본군부는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와 다를 바 없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절명한` 윤동주. 그의 시작품 중 30%는 동시로 분류된다.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시인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세균주사로 죽인 일본의 죄악을 응징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의 계속된 거짓말을 꾸짖기 위해서, 많은 국민들이 `동주`를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