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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공사 스크린도어 엉터리 입찰 등 충격

등록일 2016-02-29 02:01 게재일 2016-02-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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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도시철도공사가 도시철도 스크린도어(PSD)사업을 진행하면서 도면 없이 원가를 계산하고, 시공사가 불법 하도급을 했음에도 시정조치를 하지 않는 등 엉터리 관리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도시철도 1·2호선 PSD 사업 전반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시민단체가 PSD 사업의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고, 시공사가 일괄 하도급으로 부당 이익을 챙긴다는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이뤄졌다.

감사 결과, 도시철도 1·2호선 PSD 사업과정에서 적정치 않은 발주를 비롯해 일상감사 소홀·계약심사 요청 미이행·원가계산 부적정·도면 없는 원가계산 등의 문제점이 확인됐다. 대구시는 감사결과를 토대로 이 사업을 총괄한 기술본부장과 부장·차장 등 3명을 해임, 업무보조직원 1명을 견책 요구했다. 아울러 공사업무를 총괄 지휘한 도시철도공사 사장에게도 주의 처분했다. 또 현대로템(주)에 대해선 형사고발과 입찰참가자격 제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구시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가리기 위해 사법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대구시 이경배 감사관은 “스크린도어 설치공사는 관련법상 발주처 승인 없이 하도급을 줄 수 없음에도 철도공사는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제품성능이 한국철도표준규격(KRS)에 근접하기 때문에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 지하철` 하면 대구시민들은 물론 온 국민들이 지난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에 일어난 참사의 쓰라린 기억을 떠올린다. 대구시 중구 남일동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남자가 휘발유를 담은 페트병에 불을 붙여 발생한 이 참사는 총 12량의 지하철 객차가 뼈대만 남은 채 모두 타고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피해를 남겼다. 범인이 따로 있었던 불행이었지만, 참화 당시 지하철 종사자들의 부실대응은 아직까지도 입줄에 오르내린다.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 대한 안전문제는 굳이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심각한 관심거리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민들에게 대중교통시설의 안전은 더욱 예민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도시철도(지하철·전철)는 이제 스크린도어라는 안전장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가 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이 보여준 부적절한 관리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배신행위다. 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비리·부정 여부를 샅샅이 밝혀내 엄벌하는 것은 물론, 재발을 막기 위한 치밀한 조치가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일벌백계(一罰百戒)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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