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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의 전쟁` 서둘러야 한다

등록일 2016-03-03 02:01 게재일 2016-03-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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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가 모기 박멸에 나섰다. 신생아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바이러스와 무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 등 남미에 숲모기가 창궐하고, 산모들이 직접 물리지 않아도 성관계 등을 통해 신생아에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 국가간 왕래가 빈번한 지금에는 어느 한 나라에서 발생한 질병이 급속히 전 세계로 퍼진다. 세상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 우리 정부도 `남미 방문 여성은 2개월간 임신 연기` `피임기구 사용 및 2개월간 금욕`등을 권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는 남미 35개국에서 확산중이다. 브라질의 경우 100만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두증은 지난해보다 10여배 늘었고, 뎅기열은 지금 128개국에서 발생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4억명이 감염됐고 50만명은 심각한 증상을 보이며, 약 2만명이 사망했다. 무분별한 자연파괴와 개발,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모기 번식을 촉진하고 질병을 더 맹렬히 퍼트린다.

대규모 리조트와 산업단지 조성 개발이 이뤄지는가 하면, 외환위기나 자금부족으로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방치하면 그 모든 곳이 모기 번식지로 변한다. 비가 많고 물웅덩이가 많은 곳은 모기가 서식할 장소이다.

몇년 전 미국의 한 언론사가 “인간에게 가장 위험이 되는 동물”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1위가 모기였다. 숫모기는 이슬만 먹고 살지만 새끼를 낳는 암모기는 동물의 피를 빨아 단백질을 보충한다. 이 과정에서 온갖 전염병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겨가는데, 학질(말라리아), 황열병, 뇌염, 뎅기열 전염의 주범이 모기다. 모기는 물웅덩이만 있으면 어디서든 번식하고 그 번식력은 엄청나기 때문에 `모기와의 전쟁`은 엄청난 소모전이 될 것이고, `모기의 완전 박멸`은 불가능할 것이라 예단하는 사람도 있다. 개구리와 미꾸라지 같은 수생생물이 모기유충의 천적인데, 사람들이 이 천적들을 자꾸 잡아 먹으니 모기의 번식속도는 더 빨라진다.

1881년 중미 파나마에서 운하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가 1889년에 포기했다. 모기 때문이었다. 노동자들은 고열이 나고, 오한이 심하고, 피부가 누렇게 변하고, 눈이 충혈되고, 검은 피를 토하다가 사망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병이 말라리아와 황열병이란 것은 알았지만,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줄은 몰랐다. 그 후 미국 학자들이 병의 원인을 알아내고 치료약을 개발한 후에야 파나마운하 사업은 속계될 수 있었다.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숲모기는 서식지가 도시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때문에 우리나라도 아열대지대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도 숲모기 서식지가 되고 뎅기열이나 지카바이러스를 벗어날 수 없다.

모기의 천적을 보호해 번식시키고, 물웅덩이를 대상으로 철저히 방역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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