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대구지역의 주호영(수성구을)·서상기(북구을)·홍지만(달서구갑)·권은희(북구갑) 의원을 컷오프시킨데 이어 15일 김희국(중구남구)·류성걸(동구갑)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16일에는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유승민(동구을) 의원의 컷오프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고위원회에서의 논의에서도 결정을 내리지 못해 미뤄졌다. 새누리당 대구 공천을 놓고 진작부터 나돌던 `현역이 모두 배제될 것`이라는 소문이 그대로 현실화된 셈이다.
작금의 새누리당 TK지역 공천에는 많은 지적들이 빗발친다. 무엇보다도 그 행태가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이다. `선출직` 지도자를 뽑는 선거에 나갈 후보자들을 선출하는 일을 `지명직` 위원들이 주도하는 일은 근본적인 모순점을 안고 있다. 때문에 공천(公薦)의 원칙은 물론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심사기준과 심사과정, 그리고 결과발표에 대해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승복할만한 수준의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다음으로는 이번 공천행태가 현저히 구태(舊態)라는 것이다. 우리 정치사가 안고 있는 치욕 중에서 가장 추악한 문제는 야만적인 공천문화의 흑역사(黑歷史)였다. 과거를 세밀히 돌아보면 단 한 번도 공천다운 공천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는커녕, 임기 내내 공천권자만을 따라다니며 `줄 잘 서는` 일에만 몰두하는 국회의원들의 행태는 바로 특정인이 공천을 좌우하는 미개한 공천풍토에 기인해왔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누리당 TK지역 `엿장수 공천`은 민주주의를 신념으로 살고있는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고 있다. 최소한의 공정성도 입증되지 않고, 납득할만한 `컷오프`의 명분도 없는 `묻지마 식` 학살공천은 지역민심을 우습게 알지 않고서는 도무지 나올 수 없는 일이라는 비난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임을 자부해온 TK지역민들의 눈앞에 현실화되고 있는 구닥다리 공천행태는 큰 실망을 주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나랏일을 하도록 하는 바른 공천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이 나라 정치가 바뀐다. 공정성을 보장하는 `공천 절차`를 법으로 제정하여 사천(私薦)·패거리 공천·학살공천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가 솔깃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