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소는 2014년 4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지원으로 포스텍에 설립됐다. 빅데이터는 자료를 수집 분류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인데, 머신러닝은 스스로 학습해서 점점 `좋은 머리`로 진화한다. 이번에 이세돌 9단과 겨룬 딥러닝은 머신러닝의 한 종류로 `인공신경망`을 가졌다. 컴퓨터가 점점 사람 머리를 닮아가면서 `학습`이 가능해진다.
포스텍 연구진도 딥러닝을 비롯, 생체인식, 보안인증, 얼굴분석, 자동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포스텍의 MLC는 그동안 `조용한 연구`를 계속해왔다.
과학기술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2등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영국이 `바둑전문 AI`를 한국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다른 연구기관들도 바둑AI를 연구해왔겠지만, 영국이 한 발 앞섬으로써 빛을 잃었고, 제4산업혁명을 영국이 선도하게 됐다. 아인슈타인도 “과학자로 성공하려면 입이 무거워야 한다”고 했다. `연구의 비밀`이 새나가지 않게 조심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포스텍은 `과도한 관심`을 경계한다. 자칫 연구의 비밀이 샐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돌연 AI에 관심을 기울이며 `지능정보기술연구소`를 설립키로 하고, 이 분야를 연구해온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에 대해 여론은 그리 환영하는 것같지 않다.
`정부 주도`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빅데이터·3D프린트·드론 등 정부 주도로 예산을 투입한 사업들이 지지부진하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그리고 국책연구소는 정권이 바뀔때 마다 `정치바람`을 탄다. 국회가 예산을 깎는다. 그러나 기업의 연구소는 그런 `외풍`이 없기때문에 지속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한다. 첨단 과학기술 연구도 `기업가 정신` 밑에서 수행돼야 효과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필요에 따른 지원`이나 하고 `주도하거나 간섭`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장 이상적인 조합은 “대학은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기업은 이들을 잘 활용하는 유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포스텍의 MLC는 AI인재를 충실히 길러내고 대기업들은 이들을 채용해서 잘 활용함으로써 성과를 내는 협력관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대통령이 기업들과 간담회를 가진다는데, 이 자리에서는 `지원책`과 `협력체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
20대 국회에는 과학기술인이 대거 들어갔으면 한다. 이공계 출신이나 기업인 출신이 과학한국의 중추적 역할을 하면 정치도 달라지고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