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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소주` 사건 조속히 해결해야

등록일 2016-03-21 02:01 게재일 2016-03-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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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농약 소주` 사건 발생한 지 열흘이 넘었지만 경찰수사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해 발생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충격이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불거진 `농약 소주` 사건으로 특히 경북 농촌지역 민심이 나날이 뒤숭숭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속히 범인을 색출하여 사건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9일 오후 9시40분쯤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박모(63) 씨와 허모(67) 씨가 메소밀 성분이 든 소주를 마시고 쓰러져 박 씨가 다음 날 오전 숨졌다. 허 씨도 중태에 빠졌으나 최근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과 청송경찰서는 사건 발생 후 광역수사대와 경찰서 인력 46명으로 수사본부를 꾸려 탐문과 수색 등 수사를 펴고 있지만 여태 이렇다 할 증거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52가구 98명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행적 및 탐문 조사를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주민 간에 발생한 4~5건의 갈등사례를 파악해 구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사건관련성이 없거나 범행동기로 추정할 만한 매듭을 찾지 못했다. 사건 당시 마을회관에 있던 목장갑 등 180여점의 유류 물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에서도 아직 특이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개울가를 비롯해 마을 일대 수색에서도 농약병 등 범행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는 물건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 형편에서, 경찰은 주민 대부분이 60~70대 고령이어서 시간대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다 아예 마을을 떠나 자식들 집에 가 있거나 진술을 꺼려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들은 지난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충격 속에 머물러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14일 오후 3시경,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의 마을회관에서 7명의 할머니가 전날 초복일에 마시고 남은 사이다를 나눠 마신 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중 2명이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다. 범인으로 지목된 박모(82) 할머니가 대구지법 제11형사부의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잇단 농약 음독사건의 무대가 되고 있는 `마을회관`은 연로한 어르신들이 조용히 여생을 보내는 평화로운 농어촌 삶의 따뜻한 소통공간이다. 그 안에서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타인에 의한` 농약음료 중독사건은 심각한 부작용들을 파생하고 있다.

하루속히 범인을 밝혀내고 예방책을 찾아야 한다. 마을을 지키고 사는 노인들마저 공포심에 젖어 급속하게 흉흉해진 농촌민심을 이대로 놓아 둘 수는 없다. 여차하면, 피폐해져가는 농촌을 되살리려는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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