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의원실 직원은 사실 파리목숨이라 한다. 의원의 기분에 따라 하루아침에 해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의 사적인 업무가 지나치게 많아 보좌진은 私노비 신세가 된다. 선거때에는 모두가 성인군자 같지만, 인격적으로 자질 미달 의원들도 없지 않다. 그래서 한 직원은 “영감님들, 사람을 부속품처럼 쓰지 마세요. 당신도 언젠간 잘릴 수 있어요. 상식대로 삽시다”란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인격적으로 훌륭한 의원들도 많다. 그래서 직원들은 `복불복`이라 한다. 주인 잘 만나면 인간대우도 받고 일을 배울 기회도 많다는 것이다.그러나 `갑질을 배울 기회`가 더 많다고 하소연한다.
은행의 보안과 질서유지를 위해 고용된 은행경비원은 사실상 은행원의 하인이나 심부름꾼이라 한다. 화분에 물 주는 일, 커피 조달, 택배 발송 등 잡무에서 지점장 차량 세차, 고객이 빼먹은 서명을 대신 써넣기, 경비원이 앉아 있으면 건방져 보이니 종일 서서 근무하라는 지점장의 지시 등등 경비원의 일과 무관한 일이 더 많은데, 부탁을 한 번 들어주기 시작하면 그대로 잡역부가 된다는 것이다. 보이스 피싱에 걸린 고객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구제해줄 때는 보람도 느끼지만, 은행원들의 갑질에는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고 한다.
국내 2위 피자업체를 운영하는 정우현(68) 회장은 경비원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는 갑질을 해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경비원은 규정에 따라 밤 10시에 건물입구 셔터를 닫았는데, 정 회장은 그 시간에 건물 안에 있었고, “내가 있는데 감히 문을 닫아”라며 폭행을 한 것이다. 현대가의 3세인 정일선 사장은 장황한 `수행기사 매뉴얼`까지 만들어서 운전기사들에게 폭언·폭행 등 모욕적인 행동을 하다가 망신을 샀다. 신호등·차선·버스전용차로 등을 무시하라는 불법을 부추기는 매뉴얼까지 있었다. 매뉴얼을 지키지 못하면 벌점이 누적되고, 정신교육, 견책, 감봉, 퇴직조치까지 내리는 징벌도 자행했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갑질의 최고봉`이라 할만하다. 홈플러스는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입점 업체를 희생양으로 끌어들였다고 한다. 대기업이 중소업체를 `밥`으로 아는 악습이 언제 고쳐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