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유권자 이성마비 노리는 `사죄`쇼 구걸 또 등장

등록일 2016-04-11 02:01 게재일 2016-04-11 19면
스크랩버튼
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막판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거대정당 지지층이 전례 없이 흔들리고 있는 선거판 속에 유권자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성을 자극하려는 `사죄` 쇼 표심구걸·공약(空約)남발 꼼수들이 판을 치고 있다. 세상을 다 거머쥔 듯 한껏 거들먹거리던 권위의식을 꽁꽁 감추고 납작 엎드린 정치인들의 낯 두꺼운 득표활동이 유권자들의 판단을 거듭 헷갈리게 하고 있는 형국이다.

부끄러운 막장공천 행태로 국민실망을 덧낸 새누리당은 뒤늦게 `반성` 쇼와 `국정불안` 엄살에 돌입했다.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마케팅` 논란으로 시작된 대구 선거판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들이 길바닥에 엎드려 반성문을 낭독했다. 그들은 반박(反 박근혜)의 실체도 없는 대구에서 여전히 `박근혜 마케팅`에 목을 매는 민망한 장면을 연출하며 `식물 대통령` 운운으로 여권 지지자들을 겁박하고 있다.

호남 표밭 폐농(廢農)이 굳어져가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광주를 찾아 턱도 없는 `삼성 전장사업 광주 유치` 공약을 발표, 민심이반의 와류에 빠져든 자신들의 초라한 처지를 반증했다. 문재인은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호남에서 바람 형성에 성공한 국민의당은 양대 정당 기득권정치의 방자한 횡포에 기인하는 민심이반의 틈바구니를 파고들면서 제3당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감동적인 정책비전은 안 보이고, 또다시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인 걱정`을 하도록 강박하는 구태의연한 선거 행태는 결코 바람직할 수가 없다.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가 38조원에 달해 글로벌 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데, 2012년 443조원이던 국가채무가 3년 만에 147조원이나 불었고 올해는 600조원을 넘길 전망이라는데 정치권은 여전히 포퓰리즘성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체 어쩌자는 망발인가. 공약 실천에 새누리당은 56조원, 더불어민주당은 100조원 넘게 필요하단다. 조만간 5차 핵실험을 할지도 모른다는 막 나가는 북한 망나니짓에 대한 대책은 또 무엇인가. 날로 피폐해지는 민생문제를 해결할 실현 가능한 타개방안은 무엇인가.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피멍 든 민심을 어루만져줄 대안을 가진 정당도 정치인도 안 보이는 캄캄한 밤이다.

호가호위(狐假虎威)를 나라걱정으로 둔갑시켜 권력을 움키고자 길바닥에 엎드린 군상들이 어설프다. 반성한다면서 권력의 칼을 갈구하는 저 읍소는 도대체 무슨 궤변인가. 별을 따다 주마라는 허황한 공약을 앞세워 표를 구걸하는 군상들이 가증스럽다. 유권자들을 감성의 도가니에 집어넣고 동정심을 훑어내려는 저들의 위계에 절대로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유권자들이 이성을 꼿꼿이 가누고 그들의 지난 언행을 낱낱이 기억해내고 심판할 때다. 참 주인으로서의 추상같은 위엄을 똑똑히 보여줄 때다.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