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스타일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국회에 대한 태도부터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미사일을 쏘듯이 국회에 불평불만을 날리는 방식으로는 정치를 돌아가게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대통령의 말이 제아무리 옳다 해도 그런 식의 정치는 3권 분립의 취지를 자극하는 것으로 비칠 따름이다. 국회는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놓고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대상이지 국민여론을 자극해 압박하는 방법으로 돌릴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새누리당은 대오각성(大悟覺醒) 해야 한다. 오로지 권력독점을 위한 패싸움에만 몰두하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로는 무너져 내린 신망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새누리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 결코 간단한 인테리어 공사로는 난국을 돌파할 수 없다. 지지자들은 야권분열의 호기(好期)를 오만방자로 말아먹은 새누리당의 허물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진정 바뀌었다는 판단이 들지 않을 경우 쉽사리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또다시 당권을 거 머쥐기 위해 패거리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만일 케케묵은 당파싸움으로 국민실망을 한번 더 덧댄다면 민심은 아예 새누리당을 기억에서 아주 지워버릴 지도 모른다. 시대정신에 맞춰 `개혁적 보수`의 길로 이념지표부터 바꿔야 한다. 그 유일한 길을 가지 못할 때, 이탈하는 지지층을 받아 챙길 새 그릇 국민의당이 큰 입을 열어 기다리고 있다. 공천학살로 떠났던 정치인들을 모두 품어 안는 감동적인 화합의 광장을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