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새누리당,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 단행해야

등록일 2016-04-15 02:01 게재일 2016-04-15 19면
스크랩버튼
20대 총선은 `새누리당의 대참패`로 귀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110곳에서 승리한 반면, 새누리당은 105곳의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당은 25곳에서 선두를 확정했고 정의당은 2곳에서 승리했다. 비례대표 의석수를 결정하는 정당투표에서는 새누리당 17석·더민주 13석·국민의당 13석·정의당은 4석을 얻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들은 새누리당을 제1당의 지위에서 끌어내리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을 만들었다. 20대 국회 최종 의석수는 더민주 123석·새누리당은 122석·국민의당은 38석·정의당 6석으로 확정됐다. 무소속은 11석이다. 누가 뭐래도 새누리당 참패의 핵심원인은 친박(친박근혜)계의 공천 학살에 따른 지지층의 이탈이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특정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찍어내기 만행은 특히 수도권 민심을 이반시켰다. 유권자들은 패거리정치의 소아병적인 행태를 용서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스타일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국회에 대한 태도부터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으로 미사일을 쏘듯이 국회에 불평불만을 날리는 방식으로는 정치를 돌아가게 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대통령의 말이 제아무리 옳다 해도 그런 식의 정치는 3권 분립의 취지를 자극하는 것으로 비칠 따름이다. 국회는 대화의 통로를 활짝 열어놓고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대상이지 국민여론을 자극해 압박하는 방법으로 돌릴 수 있는 조직이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새누리당은 대오각성(大悟覺醒) 해야 한다. 오로지 권력독점을 위한 패싸움에만 몰두하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로는 무너져 내린 신망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현실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새누리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서둘러야 한다. 결코 간단한 인테리어 공사로는 난국을 돌파할 수 없다. 지지자들은 야권분열의 호기(好期)를 오만방자로 말아먹은 새누리당의 허물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진정 바뀌었다는 판단이 들지 않을 경우 쉽사리 마음을 돌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또다시 당권을 거 머쥐기 위해 패거리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일 개연성이 높다는 점이다. 만일 케케묵은 당파싸움으로 국민실망을 한번 더 덧댄다면 민심은 아예 새누리당을 기억에서 아주 지워버릴 지도 모른다. 시대정신에 맞춰 `개혁적 보수`의 길로 이념지표부터 바꿔야 한다. 그 유일한 길을 가지 못할 때, 이탈하는 지지층을 받아 챙길 새 그릇 국민의당이 큰 입을 열어 기다리고 있다. 공천학살로 떠났던 정치인들을 모두 품어 안는 감동적인 화합의 광장을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