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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잇따라 날아든 두 개의 비보(悲報)

등록일 2016-04-18 02:01 게재일 2016-04-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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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에 일본으로부터 잇달아 날아든 두 개의 비보가 우리 국민들의 심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4일 아침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일어난 대지진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또다시 일본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외교백서 격)를 각의(국무회의)에 보고했다는 뉴스다. 우리는 지금 자연재해를 당한 이웃나라에 대한 동정심과 끈질긴 침략근성에 대한 분노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9시26분 경 일본 규슈 중서부의 구마모토 현에서 리히터 규모 6.4, 진도 7의 지진이 관측된 이후, 일대에서 수차례 지진이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구마모토 현이 17일 오전 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밝힌 피해와 사망자는 41명, 실종자는 11명, 중상자는 202명, 경상자는 835명이다. 이번 지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최대규모의 지진이다.

한편, 일본외무성은 올해도 어김없이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록한 2016년판 외교청서를 지난 15일 각의에 보고해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적으로 강력 항의했고, 경상북도와 경북도의회도 곧바로 분노의 뜻을 담은 입장을 발표했다. 정부는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도와 경북도의회도 곧바로 나섰다. 경북도는 긴급논평에서 “지난 3월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왜곡에 이어 외교청서에서도 독도 도발의 마각을 드러낸 일본정부의 후안무치한 오만을 좌시할 수 없다”면서 “일본의 역사왜곡과 반역사적 주장은 개탄을 넘어 삭힐 수 없는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경상북도의회는 “외교청서를 비롯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체의 문구를 즉각 삭제하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영토를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얽히고설킨 비극사(悲劇史)로 인해 한국과 일본은 좀처럼 개선되기 힘든 국민감정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는 이웃나라를 무참히 짓밟다가 참담한 패전국이 된 처참한 역사를 겪고도 `독도침탈` 야욕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일본에 치를 떨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 잦은 지진재해를 겪는 저들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천벌을 받는다`고 생각하다가도 일본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생각하면 한 없이 짠해진다. 형언하기 힘든 끔찍한 재해를 잘 극복하도록 우리도 이웃으로서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진 재난 끝에서 저들이 부디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진실을 인정하는 기적적인 개심(改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면 너무 낭만적일까. 안타까운 마음만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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