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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올 산불 피해면적 전국최대, 방제시스템 재점검을

등록일 2016-05-02 02:01 게재일 2016-05-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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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의 올해 산불 발생 건수는 예년보다 줄어든 반면 피해면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지역 산불 방재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3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건과 비교해 21.1% 감소했다. 이는 최근 10년 동안 같은 기간의 평균 46건과 견주어 34.8% 줄어든 통계지만 피해면적은 86.05ha로 작년의 21.89ha보다 293%나 증가하면서 금년도 전국 산불피해 면적 207.1ha의 42%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경북의 산림면적은 전국 1천만ha의 19%인 190만ha에 불과한 것과 비교할 때 피해규모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지적된다. 경북지역의 올해 산불은 원인별로 논·밭두렁이나 쓰레기를 소각하다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은 경우가 20건으로 전체의 67%에 이른다. 이어 입산자 실화 3건(10%), 기타 등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의 피해 규모가 이처럼 큰 것은 지난 3월30일 상주와 청송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이틀 만에 무려 70ha의 산림을 태웠기 때문이다.

상주에서는 이날 오후 2시45분께 외서면 예의리에서 J씨가 논두렁을 소각하다 산불이 나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60ha의 피해가 났다. 또 같은 날 오후 4시께는 청송군 부남면 양숙리에 전투기 1대가 추락하면서 불이 나 이튿날 오전까지 산림 10ha를 태웠다. 전문가들은 논과 밭두렁을 태운다고 해서 땅 속 해충이 잘 죽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천적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 산불의 원인은 사람에 의한 것이 80% 이상으로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낙뢰(雷)·화산폭발 등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산불은 거의 없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계절은 관계습도가 가장 낮은 3~5월 사이로, 이 기간 중에 연간 산불발생 총건수의 78%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11년 전 천년고찰 낙산사가 강풍에 의한 산불로 전소되고 여의도 면적의 스무 배가량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면 수십 년간 가꿔온 소중한 산림이 소실될 뿐만 아니라, 진화를 위해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되고 막대한 국가예산이 소요된다. 천문학적인 국가재정 낭비는 물론, 파괴된 자연생태계가 회복되려면 백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까지 있다. 유형무형의 산불피해는 사실상 대를 이어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볼 수 있다. 경북지역의 산불 발생 건수가 줄어든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피해면적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은 방재시스템의 전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엄청난 재앙을 수반하는 산불피해에 대해서는 그 어떤 변명도 용납할 이유가 없다. 철저한 점검과 보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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