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육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오·탈자, 띄어쓰기 오류 등 150군데를 고쳐 개정안을 냈다. 가령, “여성은 특정 남성에게만 성적으로 반응하는데 비해 남성은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성들과 널리 성교를 할 수 있다”란 대목은 빠졌다. 그런데 개정안 또한 문제점이 숱하다. 예컨데, 남녀 학생이 단 둘이 TV를 보고 있을때 성폭력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란 대답을 내놨고, “친구들끼리 여행을 갔다가 성폭력이 발생했을때의 대처법”에 대해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지 않는다”가 정답이라 했다.
그것은 마치 “배탈이 났을때 어떻게 할 것인가”란 질문에 “배탈이 나지 않게 한다”라고 대답하는 것이나 같다. `사후 조치`를 묻는데, `사전 예방`을 답이라고 내놓았다. 이런 황당한 내용을 `표준안`이라 하는 교육부의 강심장이 놀랍고, 이런 하나마나한 이야기를 집필하는데 6억원이나 들어간 국민 혈세가 아깝다. 여성가족부와 일선 교사들을 배제한 `대학교수`만의 집필진이 기술한 비현실적 내용은 `표준안`이라 할 수 없다.
이 표준안과 별도로 내놓은 `성교육 교재`에도 부적절한 내용이 많다.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란 말은 `말재주` 수준이고, “자극을 주는 옷차림을 피하라”란 것은 성범죄 피해자측의 잘못으로 몰아가는 듯하다. 한 현장 보건교사는 “남자는 동물적인 본능에 충실하고, 여자는 감정적이며 의지가 약하다는 생각은 전 근대적인 성관념에 기반을 둔 구분”이라며 “섬세한 남학생, 적극적인 여학생들도 얼마든지 있는데, 단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 했다. 근래에 와서는 오히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능동적이란 말도 들린다.
“결혼할 때까지 성관계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란 내용도 “결혼연령이 30세를 훨씬 넘는 지금인데, 그 말이 가당키나 한가”란 비판을 받는다.
선진국들은 `교과서적 성교육`이 아무 필요 없다면서 “차라리 피임법을 가르치는 것이 현실적”이라 한다. 심지어 “미혼모의 자녀도 국가가 소중히 키운다”며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시책을 펴는 나라도 많다. 쓸모 없는 연구와 교과서에 돈을 쓸 것이 아니라, 현실성 있는 대책이나 내놓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