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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국 의술·인술은 최고다

등록일 2016-06-10 02:01 게재일 2016-06-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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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이 분리되면서, 의사와 제약사는 甲·乙관계가 됐다. 의사가 처방을 많이 해주어야 제약사가 살아갈 수 있는 구조이다.

의사의 눈밖에 난 제약사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으니 제약사들은 갖은 방법으로 의사의 환심을 사야 하고, `하늘같은 상전`으로 모시지 않을 수 없다. 같은 효능을 가진 약품이 여러 제약사에서 생산되니, 이 경쟁을 뚫고 나가려면 `처방권`을 가진 의사에게 로비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리베이트로 처방을 유도하는 행위는 `약사법`과 `의료법` 위반이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범죄행위가 계속되는 것은 `비장한 생존 전쟁`이거나 `솜방망이 처벌` 때문일 것이다. 의료진들도 `터무니없는 의료수가` 때문에 `부수입`의 유혹에 취약하다. 결국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니, 갑·을 관계는 근절되지 않는다.

최근 경찰에 적발된 위법 병·의원 관계자는 300여 명이다. 자사 제품을 쓰는 조건으로 처방 금액의 최대 750%에 이르는 뒷돈을 건넨 제약사도 있었다. 로비는 `현금·상품권·골프채`에 그치지 않았다. 노예 수준의 머슴 노릇까지 했다. 제약사 영업사원을 운전기사처럼 부려 자녀의 등·하교를 맡기고, 휴대폰 개통, 컴퓨터 수리, 고장난 병원 수도꼭지 수리, 형광등 교체, 펜션 예약, 병원 관계자의 여자친구 선물 구입, 음식 배달 등 심부름도 시켰다.

이같은 상납과 머슴 노릇은 단순히 `의사와 제약사의 관계`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비용은 `약품가격`에 반영되고, 소비자는 그만큼 비싸게 약품을 사게 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돈 바치고 노예 노릇을 하는 제약사들은 동정이라도 받지만, 의료인들은 인술(仁術)이란 덕목때문에 비난을 더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착한 의사가 수 없이 많고, 의료수준도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한 사례를 들어보자.

영국의 대학생 심란 셔드리(19)양은 어릴때부터 `오목가슴 장애`를 가졌고, 부모는 백방으로 의사를 찾았지만 다 실패했다. 첨단 문명이 모여 있다는 AE의 두바이로 갔지만, 전문가도 수술장비도 없었다.

미국에서는 치료비가 너무 높아(12만5천 달러·1억4천800만원) 포기했다.

그러나 복음은 한국에서 전해졌다. 서울성모병원 박형주 교수는 오목가슴 수술을 4천600건이나 해낸 세계 최고의 권위자였다. 셔드리양은 박 교수의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 금속막대기 두 개를 넣어 가슴 갈비뼈를 밖으로 밀어내는 수술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환자는 지금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수술비는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한국의 의술·인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난치병 환자들이 수 없이 한국을 찾는다. 일부 양심불량 의료인들 때문에 한국 의술 전체가 매도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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