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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록일 2016-06-15 02:01 게재일 2016-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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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국사(國史)가 수능 필수과목이 된다. 국사는 국민정신의 핵심인데, 그동안 너무 소홀했다는 반성의 결과이다. 지금의 70대들은 초등학교때부터 국사를 배웠다. 역사공부에는 한자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한자도 함께 익혔다. 그동안 역사·한자 교육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의 교육법이 좋았다”란 반성에 도달했다. 선진국들이 `박물관 답사`에 중점을 두는 것도 `국민 자긍심`을 위한 노력이고, 국사를 철저히 가르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무원 시험에 국사를 넣은 것이나, 해외유학 자격시험에 국사를 포함시킨 것이나, 기업체 채용시험에 한국사의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외교관 후보자 시험, 교원 임용시험 등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필수 자격 조건이고, LG, SK,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채용시험에 국사가 있다. 그리고 `정치적 국경은 있어도 경제적 국경은 없는` 글로벌시대에 세계사도 알아야 한다. 과거 중동으로 진출하던 기업들은 파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당 국가의 역사`를 가르쳤다. 그것은 그 나라의 환심을 사는 방법 중에 최상의 것이고, 그 나라 역사를 알아야 그 나라의 국민성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역사가 선택과목으로 떨어지면서 학생들의 외면을 받은 것은 `지독한 암기과목`이기 때문이다. 연대와 사람 이름, 수 많은 사건들을 전부 외워야 하니, 그렇게 무미건조한 공부가 없었다. 그런데 북한의 역사교과서를 보면 `이야기책`과 다름 없다. 암기보다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술하니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재미 있게 공부를 하는 것이다. 북한 국사의 기술방법은 우리와 너무 다르다. 국사를 `혁명투쟁의 한 방법`으로 삼기 때문이다.

우리 국사는 왕조사 중심의 정치사가 주류지만, 북에서는 “모든 조선의 왕들은 인민을 착취하고 억압한 적”이라 가르친다. 그래서 세종대왕에 대한 언급도 없고, 한글을 누가 창제했는지도 모른다. “김일성 수령동지께서 만들지 않았겠는가” 추측이나 할 뿐이다. 좋은 것은 전부 `위대한 수령의 작품`이라고 배우기 때문이다.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고려를 배반하고 나라를 찬탈한 역적”이라 가르치고, 김유신 장군에 대해서는 “당나라를 등에 업은 매국노”로 표현한다. 왕족·귀족은 전부 인민의 적이라고 배운다.

우리의 역사교육도 이제는 탈북민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기본 상식 수준의 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악성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야기책` 읽듯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국사 시험문제를 쉽게 출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함정`이 있는 까다로운 문제, 국사학자들이나 관심 가질 역사적 사실 같은 것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최소한의 상식` 수준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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