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1천2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활주로 등 포장공사를 마치고 2년 만에 재개장한 포항공항은 여전히 적자다. 한국공항공사 포항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8일까지 초반 일주일 동안의 김포 노선 운항 결과, 총 좌석 3천234석 중 1천604석이 예약돼 49.59%의 좌석점유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보름 만에 40%이하로 뚝 떨어졌다가 6월 들어 누적탑승률이 40%대를 넘어서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공항공사는 일단 KTX개통 등으로 인한 고객감소를 막기 위해 소요시간의 우월성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특화된 고정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공항 바로 옆에 위치한 해병대·해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고정고객 확보다. 휴가증을 보유한 장병들에게 20%의 요금할인을 적용해 주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해병대 외에 인근 대학 및 호텔과의 협약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 16일 공항공사는 대한항공 대구지점 및 포스텍 총학생회와 포항~김포 항공노선 이벤트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에는 베스트웨스턴 포항호텔과 공항공사가 포항공항 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언 발에 오줌누기`식 노력만으로 포항공항의 활성화가 이뤄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의 견해가 눈길을 끈다. 이 사무총장은 동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진작부터 김해공항~울산공항~포항공항과 육상교통의 네트워크를 대안으로 주장해왔다. 그는 “앞으로 비행기 수요는 30~50인승 승합버스 같은 항공수요가 빠른 성장을 보이게 되어 있다”면서 “부산·울산·포항에서 중소형비행기로 일본이나 중국·동남아를 오가는 항공수요가 항공시장의 블루오션”이라고 장담한다.
포항시가 꾸준하게 추진해오던 지역 소형항공사 설립이 장기적인 측면으로는 공항활성화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포항공항을 지역거점 공항으로서 살아남게 하는 것은 매우 소중한 일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보다 조직적으로, 거시적으로 접근할 때가 됐다. 중구난방이나 임기응변식 대안 모색으로는 결코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