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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는 위기이자 기회다

등록일 2016-06-29 02:01 게재일 2016-06-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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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세계는 큰 쓰나미를 맞았다. 정치적·경제적 파장이 심하다. 처칠경이 “하나의 유럽”을 제창한 그 꿈이 이뤄졌지만, “대영제국에 해 질 날 없다”는 그 옛 자존심때문에 결국 분리·독립으로 결정됐다. 유럽의 고질병은 `난민`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내전(內戰)을 피해 밀려오는 난민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제난에 시달리는 남유럽 사람들이 직장을 찾아 서유럽으로 몰려간다. EU 국가들은 그 난민·이민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EU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영국은 그것을 참을 수 없다며 분리 독립을 선택했다.

완전 독립까지는 앞으로 2년의 여유가 있지만, 세계는 그 후폭풍에 또 몸살을 앓는다. 미국 트럼프 후보는 “그것 봐라. 내 정책과 일치하지 않느냐” 쾌재를 올리고, 독립을 원하는 나라들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강제합병됐던 스코틀랜드에 시선이 집중되고, 중국에 복속된 티베트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쉴새 없이 독립전쟁을 벌여온 체첸공화국은 동정을 얻기 쉬운 분위기다. 국경선이 몇 개 더 그려질 것인가 하는 것이 `국제정치에 미치는 파장`이다.

`경제적 파장`은 더 심각하다. 영국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던 포드, 닛산, 도요타 등은 공장을 뜯어서 EU국가들로 옮겨야 할 지경이다. 전에는 관세 없이 수출을 할 수 있었는데, 영국이 독립했으니 `2년 후 새로운 관세`가 생긴다. 우리나라는 파운드화 가치 하락을 가장 큰 위기로 보고 있다. 수출품 가격이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또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정부는 한·영 FTA를 새로 체결해야 한다. 한·EU 간 FTA는 2년 후 영국에서 통하지 않고, 다른 나라들도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FTA협상의 핵심 과제는 “관세를 어느 수준으로 결정하느냐”이다. 지금까지는 무관세였으나, 앞으로는 10%의 관세를 물어야 할 것이다. 영국이 EU에 가입하기 전의 관세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영 FTA는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후순위로 밀리면 큰 나라들의 전례를 답습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때문에 일본의 엔화가치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철강·자동차 등의 수출에서 우리는 엔고 만큼의 가격경쟁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항과 경주 등지의 업체들로서는 호재를 만났다. 그러나 대구와 구미의 절삭공구나 사무용품 제조업체는 `관세폭탄`이 불가피하다. 영국으로의 수출이 새로운 관세장벽을 만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운전자금, 신용보증기금 등을 운용해서 애로 기업을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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