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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이미지를 개선해야 한다

등록일 2016-07-15 02:01 게재일 2016-07-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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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에 고문 장면이 나온다. 사정 없는 몽둥이찜질, 인두로 지지는 당근질도 있다. 북파공작원들이 북에 잡혀 고문 당할 때를 가상한`참을성 훈련`이다. 며칠간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는 지옥훈련이란 것도 있다. 해병대라면 사병이든 장교든 다 치러내는 훈련의 한 과정이다. 인간을 극한상황까지 몰아넣으면서 참을성을 기르는 훈련이다. 해병대는 `강한 군대`를 목표로 삼아왔고, 그만큼 훈련 강도가 높다. 인간이 어느 수준의 고통까지 참을 수 있는가를 보는 시험대이다. `참을성 훈련` 중에는 비인간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속칭 `악기바리`란 것이 있다. 훈련과정을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식(食)고문`이다. 식사를 마친 뒤 선임병들이 신병을 PX에 데려가 엄청난 양의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절차이다. 빵 8봉지, 초코파이 1상자, 컵라면 2개, 우유 3팩을 먹이는 것이 보통이라 한다. 훈련병의 훈련과정은 그 절반이 `굶주리는 훈련`이라 할 정도인데, 그 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되면 `무엇이든 주는대로 다 받아 먹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때 선임병들이 사주는 음식은 `반가운 선물`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일`이다. 충분한 식사가 제공되는 지금은 그 `악기바리`는 고문이고 `고달픈 신고식`이 되었다.

해병대의 이 `식고문의 역사`는 30년도 넘었다고 한다. 병영문화 중에서 불합리한 것은 많이 개선되었다. 구타나 굶는 훈련 등은 많이 사라졌다. `줄빠따`란 것도 금지되고, 야구방망이로 때리는 것을 취미 삼았던 `이상 성격의 상관`들은 징계를 받았다.

그래서 지금은 “저것도 군대냐?”라고 말하는 `늙은 선배`들도 많다. 부하에게 반말하는 것도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 `로봇 군인`이 만들어지는 시대에 `구식 훈련방식`은 사라지는 것이 옳다. 그러나 해병대에는 `귀신잡는 해병` `최강 군대` 라는 전통을 자랑 삼기 위해 `구식`을 고집한다.

`해병대 시절`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포항쪽을 향해 오줌도 안 눈다”“몇 번씩 탈영을 생각했다”라고 말하는 제대군인이 많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면서 예편하고도 그 `군기`는 여전하다. 사회에 나가서도 기수를 따져 선후배 간의 서열이 엄격하다. 그래서 해병전우회라는 조직이 생겼다. 이런 전통을 나쁘다 할 수는 없지만, 식고문같은 전통은 없어지는 것이 좋다. 해병대는 그동안 좋은 이미지를 많이 쌓아왔다. 홍수 때나 가뭄 때 농촌봉사에 앞장 서는 부대가 해병대였다.

영어나 수학을 가르치는 과외선생을 하는 대원도 많다. 최근 미 해병대 무적캠프는 초등학생들을 불러 `영어놀이`를 했다. 최강 해병도 좋지만 그보다는 `신사 해병` 이미지를 가꾸는 것이 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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