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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위보다 `표 계산` 먼저

등록일 2016-07-19 02:01 게재일 2016-07-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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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불바다” “청와대 폭격” “우리는 빈 말을 하지 않는다” 하면서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하고, 국제적 제재에도 중국과 러시아를 믿고 “우리는 아무런 동요도 없다”며 기고만장하는 북한을 옆에 둔 우리로서는 국가 안위가 최우선이다. 북의 핵공격을 막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할 대한민국이다. 주한 미군의 방어능력 제고를 위해 사드를 배치하자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반발한다. 우리의 방어능력이 강화되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그런데 중·러의 주장에 부화뇌동하는 세력이 국내에 있다. 아연실색할 일이다. `분단국가의 현실`이지만, 너무 심하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우리가 오로지 생각할 것은 국익과 국가안보”라면서 “북핵과 미사일 위협에 고작 님비로 대응할 수는 없다”고 했다. 만번 옳은 말인데, 돌아오는 메아리는 희미하다. 다들 님비에 묻히고, 괴담·유언비어에 현혹되어서, 사드 배치 지역은 초토화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떤다. 그래서 부끄럽게도 “대한민국은 괴담이 뒤흔드는 나라” “국가안보를 놓고 표 계산이나 하는 국회의원” “배 부른 돼지”로 국제사회에 알려졌다.

평소 “안보에 있어서는 보수 편”이라 했던 국민의당은 이번에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사드 배치 반대에 앞장 선 것이다. 야권 성향의 지지층을 다시 불러모으기 위한 `표 계산`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다소 균형잡힌 시각을 보였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성 주장을 내외적으로 하지 말라” 했다. 지난 몇 년간 `미확인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대정부 투쟁에 동참했다가 역풍을 맞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것은 다소 모순이다.

더민주당은 어정쩡한 태도를 견지한다. 찬반 어느 한 쪽을 택하지 않았다. 어느 쪽에 서야 표가 더 나올 것인지 그 `계산서`를 만들기 매우 어려운 모양이다. 그래서 바싹 엎드려서 눈알만 굴리고 있다. 안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여당의 당론을 따라갈 수도 없으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판단 보류` 상태에서 사태의 추이를 보는 것도 한 전략이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대구 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이다. 당론은 찬성인데, 이들은 사드괴담에 부화뇌동한다. 25명 중 21명은 정부를 향해 “전자파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라”고 따졌다. 이 대열에는 최경환 의원 등 `진박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빠졌다. 염량(炎凉)세태란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지역 민심에 편승해야 표(票)가 더 나올 것이니 그러는 모양이라고 이해는 되지만, 국회의원 쯤 되면 `지역민을 바로 이끄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지도자급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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