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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간고등어·성주참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등록일 2016-07-21 02:01 게재일 2016-07-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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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간고등어 산업이 지난 5월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돼 날벼락을 맞은데 이어 이번에는 성주참외 농가가 터무니없는 사드괴담과 몰지각한 불매운동에 몰려 위기에 빠졌다. 국방부가 각종 괴담을 조기에 차단키 위해 사드 관련 정보를 제시하는 등 대처에 나섰지만 성주군 참외생산 농가들은 원전공포 심리처럼 소비자들의 불신이 청정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상품가치가 사라질 우려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1949년 맥간작 재배로 시작된 성주참외는 오늘날 전국 총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성주참외는 지난해 4천224농가 3천655㏊에서 재배돼 모두 16만t을 생산, 연간 4천2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날리고 있는 성주참외는 일본·아랍에미리트연합·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8개국에 지난해만 295t을 수출해 73만5천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한 전도양양한 효자 농산물이다.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이후 전자파의 영향을 받은 참외가 섭취하는 사람의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괴담이 떠돌고 있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전자파 먹고 자란 참외 사세요`, `이제 사드 참외 먹는건가` 등 참외를 비꼬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보수성향 단체 및 인터넷커뮤니티에서는 성주군민들을 `안보의식이 없다`고 매도하면서 `불매운동`까지 거론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미세먼지 농도 관련발표를 하면서 고등어구이가 마치 미세먼지의 주범인 양 오인토록 하는 바람에 안동간고등어 시장이 폭탄을 맞았다. 20일 안동시에 따르면 환경부발표 이후 안동간고등어 매출은 전년대비 온라인 50%, 오프라인은 40%까지 폭락하고 5개 업체가 휴업에 들어가면서 대량실직 위기에 처했다. 안동시와 관련단체들이 나서서 명예회복을 위한 눈물겨운 사투를 계속하고 있다.

정부의 어설픈 정책과 발표로 선량한 국민들이 무한피해를 입는 현상은 선진국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야말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인 이 같은 사태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 조리법 개선을 계몽해야 할 정부의 어지빠른 발표가 빚어낸 간고등어산업의 피해나, 국민정서를 괴담이 지배하도록 정책을 허술히 추진한 정부의 미숙한 사드 배치 결정이 빚어낸 성주참외 농가의 고통은 어불성설의 참상이다.

`성주참외 불매운동`을 입줄에 올리는 보수성향 국민들의 분별없는 언행들은 정부보다도 더 지탄받아 마땅한 몰지각이다. 정부의 정책추진은 정확한 예측과 부작용을 차단할 수 있는 대비책이 완벽하게 수반돼야 한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알린답시고 간고등어산업을 초토화시키고, 사드 미사일배치를 추진하면서 다수 국민들로 하여금 과학이 아닌 괴담과 낭설에 파묻혀 불행해지게 만드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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