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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에 `온 국민적 배려`가 필요하다

등록일 2016-08-03 02:01 게재일 2016-08-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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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북한 특권층의 탈북이 부쩍 늘었다. 특권층이란 `외국에 나갈 기회를 가진` 사람인데, 군 장성급, 외교관, 장사하는 돈주, 당 간부 등이다. 김정은의 포악정치 때문에 언제 일가족이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될지 모르니, `살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탈북이다. 북에 가족이라는 `볼모`가 있지만, “우선 나 하나라도 살고 보자”는 생각으로 목숨 건 탈북을 감행한다. `말 한 마디 실수`로 일가족이 지옥에 갇히고, 고위층일 수록 죽을 위험이 높은, 사람 목숨이 파리목숨인 땅에 평생 살 수는 없다.

북한 군 출신 탈북자가 홍콩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찾아와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고 홍콩 신문들이 보도했다. 또 중국 라오닝성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직공 8명이 지난달 집단 탈출했다는 소식도 있다.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을 이유로 동료직원 약 100명을 본국으로 소환했다고 한다. 또 지난 4월에서 5월 사이에 중국 절강성과 산시성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종원업 16명이 탈출해 한국에 왔고, 이때문에 책임자 6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의 젊은 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강압을 참지 않고 탈북 등으로 저항하는 모양”이라 말하고, 과거에는 국가에서 주는 배급으로 먹고 살았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장마당이 삶의 수단이라 평양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이 약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당 중앙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 철칙이었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개인주의와 자유`의식이 강해지고 있는데, 그것은 폐쇄체제가 점차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한이 해외 파견 노동자 감시를 강화하고, 충성심을 강조하는 사상교육을 늘리지만, 특수층의 탈북은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홍콩과학기술대학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 수학영재가 한국총영사관에 망명신청했다. 어린 학생이 혼자 결정했을 리는 없고 인솔자들이 함께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당 종업원, 공장 여직공, 군 장성급, 외교관, 자금 관리 고위층 등의 탈북은 흔한 일이지만, 학생 영재의 탈북은 처음이다.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던 중년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이 한국에 온 것도 `유럽쪽의 첫 탈출`이다.

국회예산처가 2011~2015년 조사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사업 평가`에 의하면, 탈북민의 월 평균임금은 154만원으로 일반 국민 229만원의 67%수준이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오래 거주한 탈북민의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경제적 정착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탈북민은 `미리 온 통일`이다. 목숨 걸고 넘어온 이들이 안정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돌보는 것은 우리의 임무이다. `온 국민적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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