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은 2015년 보건복지부의 평가에서 의료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에서 2등급을 받았고, 칠곡경대병원은 3등급을, 그리고 교육·수련에서 2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후발 주자들은 1등급을 받았다. 결국 경대병원과 칠곡경대병원은 대구·경북지역 거점병원으로, 혹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대병원은 암병원의 기능이 취약하고, 칠곡경대병원은 암병원의 기능에 치우쳐 있다.
이에 대해 경대병원측은 “불합리한 평가 제도에 제대로 대처할 시간도 없이 갑작스럽게 평가가 진행돼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 하고, 병원 노조측은 “경대병원이 규모 확장 등의 과정에서 양쪽 병원 모두의 내실이 다각적이지 못한 상황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했다. 병원은 신뢰성과 공공성이 생명인데,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일이다.
구미·김천지역에서 유일하게 신생아집중치료실과 소아응급실을 갖추고 있는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에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산부인과와 소아과 지망생이 거의 없는 현실이다. 출산율 저하가 원인이다. 중소도시 소아과·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대도시로 옮겨가는 추세는 이미 수십년전부터 보여졌다. 순천향구미병원도 신생아 중환자실 등급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췄는데, 2등급을 유지하려면 전문의가 병원에 상주해야 한다. 이 추세대로 가면 조만간 두 기능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이렇게 된 이유는 지난 2013년부터 시행된 `전공의 감축정책`이 내년까지 이어지는데다가`전공의 특별법`시행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니 소도시 종합병원들이 전공의 구하기는 몹시 어려워지고, 소아청소년과의 경우는 더 어렵다. 문제의 심각성이 나타났다면, 융통성 있는 정책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법의 경직성`에 얽매여서 `병`을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다.
근래 들어 산후조리원이 큰 인기라 한다. 아이는 잘 낳지 않으면서 산모의 건강에는 엄청 신경을 쓰는 새로운 출산문화가 생겼다. 이 같은 `조리문화`가 병원 경영 합리화와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