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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가뭄이 행복한 사람들

등록일 2016-08-16 02:01 게재일 2016-08-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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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 할 만큼 세상은 불공평하다. 6·25가 터졌을 때 `때 만난 것`이 일본의 군수산업이었다. 군복·군화·철모 등을 우리에게 팔았다. 전쟁이 나면 건설업체들이 살판 난다. 다 부서진 후에는 건설사업이 진행되는데, 목재 철근 시멘트 등이 무한정 필요하다. 정부 여당이 실패해야 야당이 쾌재를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협치(協治)란 말이나 `정치동반자`란 말은 애당초 `허울 좋은 수식어`에 불과하다. 북극과 남극에서 썰매를 끄는 개들은 평소 고분고분하지만 주인이 다치거나 해서 힘이 빠졌다는 기미가 보이면 사정 없이 덤빈다. 정권 말기의 레임덕도 같은 이치다. “내 밥 먹은 개가 내 발 뒷축 문다”는 속담도 여기서 나왔다.

폭염 속에서 서민들의 삶이 너무 고달프다. 산업·상업전기에는 없고 가정 전기에만 있는 `누진요금제`가 무서워서 에어컨을 제대로 켜지 못한다. 온열병으로 노령층들의 고통이 심각하다. 남부지방에는 그 흔한 여름 소나기 한 줄기 오지 않는다. 맞아들어가는 일기예보가 없다. 하늘을 원망하는 일도 지쳤다. 기우제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행복을 구가하는 공기업도 있다. 한국전력의 올 상반기 매출은 29조원 가까이 되고, 영업이익은 6조3천원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전력 생산원가는 줄었는데도 전기요금은 요지부동이다.

한전은 과도한 이익으로 누진제 폐지 여론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 자회사들에 이익을 몰아준다는 비난도 받는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자회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높여 한전의 막대한 이익 규모가 부각되지 않게 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지난 6월 `글로벌 메가 트렌드 현장 교육`이라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직원 100명을 미국에 보냈고,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서 `클린카드`를 수차례 사용한 것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한전 직원이 2만380명인데, 법인카드는 1만3천365장이 발급돼 과다 사용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말도 들린다. 임원들은 성과급을 엄청 받는다. 서민들의 고통 위에서 행복한 돈잔치를 벌인다.

“가정 전기만 누진제라니, 불합리하다. 아기를 키우는 가정이나, 노인들을 모신 가정들, 그리고 가난한 서민들은 어떤 고생을 하는지 아는가” 국민들의 요구를 정부 부처는 완강히 거부했다. `관공서 양반님`들의 귀에는 `개 돼지들`의 호소가 절대로 들리지 않는다. `누진제 완화가 불가능한 이유`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30% 이상의 주주가 외국인이니,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숨은 이유`는 절대 발설하지 않는다. 완강히 거부하다가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즉각 완화조치를 했다. `영혼 없는 공무원`들만 정책부서에 득실거리면서, 국민의 혈세를 축낸다. 납세자들이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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