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건국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해 제2 건국운동을 펼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리고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회의 창립선언문에도 1948년을 정부 수립 및 건국 시점으로 명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48년에 민주공화국을 세웠고 이 나라를 건설했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실장을 지냈다. 결국 그는 자기가 모셨던 주군(主君)을 “반역사적·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을 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은 기억력이 좋은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북한은 정통성이 자기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남조선은 `건국`이 아니고 `정부 수립`을 한 것에 불과하고 북한만 `국가`로 건국했다는 것이다. 자기들은 `국가`고 남조선은 `일개 정부`다. UN은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지 정부를 회원으로 하지 않는다.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하면, 그것은 건국이 아니라 `임시정부 수립절`이 돼버린다. 결국 북한의 주장과 엇비슷하게 맞아들어가는 것이다. 임시정부는 건국연도를 개천절로 했었다. 단기 2333년도가 대한민국 건국절이 되는 것이다. 지금 학계에서도 건국연도를 언제로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없다.
더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 “호들갑을 떨지 마시라”하고 박 대통령이 당 대표를 할 때 “그년….”이란 막말까지 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반역사적 반헌법적 얼빠진 주장”이라 했다. 과연 누가 얼이 빠진 것인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통일부 장관을 지냈던 정세현씨는 중국 관영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실패”라 했는데 최근의 한 강연에서 “우리가 사드를 거부해서 미국이 경제보복을 하면 중국과 손 잡으면 된다” “주한 미군이 철수한다는 것은 공갈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미국을 멀리하고 중국 밑으로 들어가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버리고 사회주의체제로 가다가 종국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편입되자는 말인가. 얼이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은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