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불거져 나온 골재 파동 우려에 따른 불량골재 유통 문제가 심각한 양상을 빚기 시작했다. 포항과 경주지역 일부 레미콘업체가 바닷모래나 강모래보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마사(굵은 모래)를 콘크리트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마사를 사용한 구조물은 최악의 경우 강도가 절반 가까이 떨어져 건축물 안전에 치명타가 될 수 있어 대대적인 점검은 물론 품질기준 마련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지역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의 한 장석광산개발 사업장에서 채취·가공된 마사가 포항·경주지역 다수 레미콘 업체로 납품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사는 일반 모래보다 강도가 떨어져 콘크리트 골재로 부적합하지만, 이들 레미콘 업체는 일반 골재보다 1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를 수급해 콘크리트를 가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레미콘용 모래 부족현상은 계속 악화돼왔다.
최근 전국적인 레미콘용 모래부족 파동으로 바닷모래나 강모래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 반면 주로 조경용으로 사용되는 마사는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도 원활하다. 현행법에 `마사를 레미콘 골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등의 명확한 규정이 없어 규정된 품질검사만 통과하면 마사 레미콘이 건설현장으로 쉽게 투입되는 게 현실이다. 공공연하게 알려진 `불량골재`임에도 사용을 제한할 근거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마사는 화강암이 풍화하여 만들어진 모래로서 굵은 입자와 미립자가 섞여 있으며 모래와 흙의 중간정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마사토(土)`라고 불리기도 한다. 입형이 거칠고, 미립분이 많으며, 암질도 강하지 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마사가 골재로 들어간 콘크리트가 지역 건설현장으로 투입되면서 부실공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마사 콘크리트는 품질검사가 까다로운 관급공사보다 일반 건축물 공사 등에 건축주 몰래 쓰여 민간 건축물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마사를 콘크리트 골재로 사용할 때는 강도를 높이려고 경화제를 첨가하는데, 경화제는 초기 강도만 높일 뿐 시간이 지나면 강도가 약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려고 경화제마저 적게 사용해 위험천만한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마사토는 화강암이 풍화돼 생성된 흙으로 물을 흡수하면 무너지기 쉬운 흙이다. 우수 골재 콘크리트와 불량 골재 콘크리트의 강도 차이가 무려 45%에 달해 지진이 나면 금방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있어 끔찍하다. 마사 콘크리트로 인한 우려는 결코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즉각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미비한 관련규정을 수정 보완해야 한다. 일단 집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그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