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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중금속 오염` 조짐, 비상하게 대처해야

등록일 2016-08-29 02:01 게재일 2016-08-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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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젖줄인 형산강 하류의 퇴적물에서 기준치의 약 886배 수은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엄청난 충격이다. 더욱이 포항시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불과 3주 사이에 극단적으로 다른 조사결과를 발표해 시민들을 혼란에 빠트린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중금속 중독은 인류사회를 일시에 공포에 몰아넣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철저한 원인분석과 빈틈없고 신속한 대책이 수반돼야 한다.

포항시는 지난 3일 형산강 섬안큰다리 인근 3곳에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1곳에서는 납·카드뮴·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고 2곳에서만 수은이 각각 0.012㎎/㎏, 0.010㎎/㎏로 검출돼 기준치(0.005㎎/㎏)를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는 지난 24일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에 의뢰해 형산강 하류 섬안큰다리 상·하류 4개 지점에 대한 해수퇴적물 검사를 실시한 결과 섬안큰다리 하류 0.1㎞ 지점에서 기준치(0.11㎎/㎏)의 약 886배인 수은 97.5㎎/㎏가 검출되는 등 모든 지점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검사결과가 도출됐다고 다시 발표했다. 불과 3주 만에 같은 행정기관이 천양지차의 환경오염 조사결과를 내놓아 시민들을 혼돈에 빠트린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결과는 시료채취 장소와 시간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하지만 행정기관이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조사결과 발표로 공신력을 떨어뜨린 일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환경오염은 시민들에게 직접적이고 긴급하게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문제이고 오염 정보는 심각한 비상사태다. 중금속 오염은 삽시간에 무고한 인명을 다수 희생시킬 수도 있는 엄중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중금속 중독 메커니즘은 워낙 다양해서 유기금속염, 특히 메틸수은과 같은 것은 단백질과 결합력이 강하여서 생물체에 흡수·축적되기가 쉽다. 무기중금속염은 생물체에 비교적 늦게 흡수되지만 일단 흡수 ·축적되면 단백질 변성을 일으키므로 그 생물은 생존할 수가 없다. 급성중독은 즉사하거나 치료하면 치유되기도 한다. 만성중독은 서서히 진행되며 확실한 치료법이 없어 이윽고 사망하거나 다음 대(代)에 기형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포항의 생명줄인 형산강이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예단케 하는 징조는 결단코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포항시는 수은 재첩이 발견된 형산강 하류지점뿐만 아니라 상류지점까지 시료채취 장소를 확대하는 등 전면적인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 오염원 문제에 대해서도 “공장폐수가 원인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일제점검에 나서야 한다. 4개과 20명으로 긴급히 구성한 포항시 TF팀의 민첩하고도 긴박한 활동이 요구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격언을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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