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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오보가 울릉도 피해 키웠다

등록일 2016-09-05 02:01 게재일 2016-09-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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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내내 기상청이 도마에 올랐다.

“기상청 인사가 잘못돼 직원들 사기가 떨어지고, 설비를 최상으로 갖춰봐야 직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다. 기상청 인사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감찰을 통해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영영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란 여론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이 가장 잘 맞아들어가는 사례가 바로 `기상청인사`가 아닌가 한다. `예쁜 기상캐스터`들이 그런대로 `앞가림`을 해왔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울릉도에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간 4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져 가옥 35채와 자동차 15대가 물에 잠기고, 도로시설 35곳이 파손됐다. 일주도로 붕괴로 교통이 차단되고 이재민도 47세대 80명으로 늘어났다. 뱃길도 7일째 끊어졌고 생필품, 유제품, 채소류 등이 모두 고갈됐으며 수도시설이 파손돼 식수난을 겪는다. 그런데 기상청은 지난달 29일 울릉도 지역에 20~9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가로운 예보를 했다. 또 기상청 동네기상예보에는 29일과 30일 5~9㎜가 내린다고 표시돼 있었다. 이미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엉터리 예보를 그대로 둔 것인데, `예보`는 커녕 `중계`도 제대로 못하는 꼴이다. 또 31일에는 전혀 비가 오지 않았지만 20~25㎜가 내린다고 예보했다. 이쯤되면 기상청은 코미디 소재나 될 뿐이다.

기상예보가 `코미디 수준` 인 것은 구성원들의 능력과 사기(士氣)의 문제지만, 관측장비의 `위치 잘못`도 한 몫을 한다. 울릉도의 기상관측 장비는 서면 태하리 등대 부근의 군부대에 있고, 울릉군의 관측 장비는 서면사무소 옥상에 있다. 주민이나 마을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에 관측장비를 설치해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것이 주민의 불만이다.

이번 울릉도의 재해를 `반성과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철저히 따져서 완벽히 고치고 개선할 계기가 돼야 한다. 국회도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정쟁으로 날밤을 지샐 것이 아니라, 기상청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는 `기상공청회`라도 열어야 한다.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때 `의원 개인 정견발표` 혹은 `인기발언` 혹은 `끗발 자랑`의 기회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따져 수술할 것은 하고, 개량할 것은 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국가기관 중 가장 신뢰를 못 받는 곳이 국회`라는 오명을 벗지 않으면 국가의 장래도 암담하다.

지금 당장은 `울릉도 복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해병대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경북도는 10억원의 응급복구비를 우선 투입키로 했으며, 포항시는 성금 1천500만원을 모았다. 박명재 의원은 긴급당정간담회를 열어 종합적 대책을 논의했다. 국민 모두의 도움이 이어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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