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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라들이 뭉치면 큰 나라 된다

등록일 2016-09-21 02:01 게재일 2016-09-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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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이 집권하면서 중국에 보복을 당하고 한국은 사드배치로 같은 처지다. 1992년 친중국 정권인 국민당이 `92공식`에 서명한다. “중국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이고 국가명칭만 다르다”라는 `합방조약`이었다. 이 합방이 민진당정권에서 무사할 리 없다. 차이잉원 총통이 92공식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의 대만 관광객`이 계속 줄어든다. 여행사·숙박업소 노조가 총통부 앞에서 “92공식 인정하라!”며 데모를 한다. 한편 친중국 자치단체장들은 초청을 받아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이이제이(以夷制夷). 두 패를 싸움붙여 와해시키는 수법이다.

한국정부가 미군의 사드배치를 허용하자 중국은 `관광객 축소`로 나왔고, 중국에서 공연되는 한류스타들의 문화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중국을 오가며 사업하던 중국 교민들 중에는 “당장 죽을 판인데, 사드는 무슨 얼어죽을 사드냐”며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이들도 많다. 소득이 올라갈 때는 행복감을 조금 느끼지만 내려갈 때는 불행감을 크게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이이제이 수법`으로 써먹기 가장 좋은 것이 경제제재다. 우리가 중국과 국교를 맺으면서 대만을 피눈물나게 만든 과거가 있다. `공동의 적`을 만난 지금 우리는 대만과 손을 잡아야 한다.

2014년 5월 중국이 베트남 영해에 석유시추 장비를 설치하면서 양국 간에 전쟁이 벌어졌다. 10일 간의 충돌에서 베트남이 밀리자 베트남에서는 중국 교민을 대상으로 한 폭동이 일어났다. 중국인 사망자가 속출하고, 중국인 공장 수십개가 불탔다. 많은 중국인과 화교들이 베트남을 탈출했다. 그러자 중국은 7월 16일 꼬리를 내렸다. 시추장비를 철수해 간 것이다. 중국이 베트남의 국익을 침해하면 베트남의 군·관·민은 일치단결해서 맞서 싸웠다. 그래서 중국은 베트남을 함부로 쥐어박지 못한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길들인 모범사례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중국을 국제재판에 넘겼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나라를 침범한다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 하고 “나를 포함해 군인들의 뼈를 그 공해에 묻겠다”며 강하게 맞선다. 중국을 국제재판소에 제소한 그 패기가 베트남과 많이 닮았다.

홍콩의 유명 가수 겸 배우 왕페이와 배우 량차오웨이는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티베트 불교 서열 3인자의 생일축하행사에 참석했다. 모택동이 강점한 티베트, 그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염원이 독립·자주문화인데 홍콩 연예인이 그 행사에 참석하자 중국은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중국눈치 보느라고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지도 못한다. 작은 나라들이 힘을 모아 깐깐하게 맞서면 큰 나라도 함부로 못한다. 굴종으로 연명하는 시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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