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을 이끌 시설이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해 격려했다. “이 가속기는 그동안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 하고, “신약 개발의 핵심인 인체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해 차세대 바이오 혁명을 선도하고, 반도체 분야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주력산업의 혁신기술을 확보하는데 적극 활용 하겠다”고 했다.
포스텍은 지난 20년간 제3세대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해왔다. 그 경험과 노하우가 제4세대를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방사광가속기는 `돈`만 가지고는 안 되고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이번 4세대는 3세대에 비해 많이 개량됐다. 원형만으로 돼 있던 것을 `일부 선형(線形)`으로 개량했는데, 이것이 다른 나라들과의 격차를 벌이는 결정적 요인이다. 그리고 4세대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무려 70%에 이르는 핵심장치의 국산화를 성공시켰고 이로써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으며, 자체 개발한 초정밀 전자빔 위성 측정장치는 이미 미국의 최신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5조원 규모인 세계방사광가속기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닦아놓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포스텍에 끌어오는데는 박태준 당시 포스코 회장과 김호길 포스텍 학장의 노력이 컸다. 선견지명을 가진 두 거인의 설득에 박정희 대통령도 수긍했고, 미국과 일본 밖에 없던 방사광가속기를 설립할 때도 일부 반대론자들은 `과욕`이라 했다. 그러나 그 과욕 덕분에 오늘날 독일과 스위스를 앞질렀다. 이 두 나라는 지금 4세대를 설립중에 있다. 과학선진국들을 따돌린 것도 선인들의 안목 덕분이었다.
방사광가속기의 사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강력한 X선을 이용하면 물질에 별다른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 눈에 보이지 않는 반도체나 철강재의 내부 문제를 파악하는 데도 기여한다. 3세대는 비아그라를 만들어냈고, 미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다. 4세대를 활용하면 그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신약을 대량 개발할 수 있다. 그 X선이 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할 것이기 때문이다.
4세대는 식물의 광합성 순간이나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는 순간까지 관찰할 수 있는데, 이는 인공 광합성을 이용한 고효율 태양전지나 수소 연료전지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미래 에너지 개발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뿐 아니라 자동차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촉매 변환 장치도 개발할 수 있다. 21세기 산업혁명을 이끌 희망의 빛이 포항에서 점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