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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수습책, 타이밍 놓쳐선 안 돼

등록일 2016-10-31 02:01 게재일 2016-10-3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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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타이밍이다. 특히 위기국면을 맞았을 때 제 아무리 훌륭한 비책이 있다 해도 늦으면 별무소용이다. 한 발 늦은 대응책이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비서진 전면 물갈이 등`최순실 게이트` 난국을 타개할 묘방을 암중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일로에 있는 국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져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새누리당의 원로 정치인인 상임고문들이 29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고문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2시30분까지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총 33명의 새누리당 상임고문 중 김수한·박희태 고문 등 10여 명만 참석했다.

회동 직후 김수한 상임고문이 전한 바에 따르면 회동은 청와대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돼 있다. 이날 회동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소상히 알려지지는 않았다. 김 상임고문은 “현 시국에 관해 걱정을 나누는 자리였다”면서 고문단이 수습책을 제안하거나 요청한 내용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함께 힘을 합쳐 이 난국을 수습해야 한다는 총론적이고 원론적으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면서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위해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회에 나와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저 말잔치가 되고 말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29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안종범 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대통령부속비서관의 집무실 압수수색에 대해 `불승인 사유서`를 제출하며 거부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우리에게 이럴 수 있느냐”며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다.

박근혜정부의 이런 반응들을 `안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한 비판일지 모른다.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습책 마련이 지난함을 토로한 것으로 의역하는 것이 온당할 것이다. 그러나 자칫, 사태의 심각성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생각하면서 눈 질끈 감고 버티면 되리라 여기는 참모들이 있을까 걱정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를 효율적으로 진압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소화기 작동 시간을 단 1초라도 앞당기는 일이다. 아무리 작은 불씨도 제 때 제압을 하지 못하면 대형화재로 번지기 십상이다. 현 시점에서 격앙된 민심을 가라앉힐 방도는 `통렬한 반성`과` 철저한 책임 행동` 밖에 없다. 국정마비가 길어지면 더 큰 불행이 온다. 신중하되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신실한 조치들을 하루속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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