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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쇼크` 지역에도 위기만은 아니다

등록일 2016-11-10 02:01 게재일 2016-1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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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가 당초 어렵지만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 여겨지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선 이번 미 대선 결과에 국내외 정치전문가는 물론 경제연구소까지 놀라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특징인, 둘다 싫지만 그나마 누가 덜 싫은가를 결정하는 선거였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벌써부터 많다. 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전 세계 주식시장을 크게 요동치게 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그동안 세계경제를 견인해오던 이른바 G2, 즉 중국과 미국 경제상황의 앞날은 세계 각국 경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함을 이번 일은 잘 보여준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이 쇼크로 받아들여져야만 하는 데는 의문이다. 우리나라의 사정만 놓고 볼 때 당장 정치에서 한미동맹 자체가 흔들릴 여지는 높지 않다. 주한미군 비용 분담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지금까지와 달리 우리의 부담을 늘리기를 원한다면 그만큼 우리로서는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에 따라 상대적으로 양보해왔던 것들, 예를 들어 미국산 무기 위주의 구매선을 다른 나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는 보합이 아닐까 싶다. 경제에서도 힐러리가 당선이 됐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기조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포항경제는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의 세계적인 공급과잉과 조선, 건설 등 수요산업의 국내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지난 수년 간 더욱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2014년 일시 지역경기의 회복은 국제유가의 움직임과도 관계가 깊은 북미의 셰일오일 채굴 등에 필요한 에너지 수송용 강관의 특수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후 미국의 한국산 강관에 대한 무차별적인 반덤핑 관세 부과로 지난해부터는 생산과 수출이 급격한 부진에 있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의 강화가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 확대된 것이 우리 지역경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과연 우리 지역경제의 주춧돌인 철강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그의 공약만으로 지금 다들 위기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공약 중 클린턴 후보가 공약한 인프라 투자 2천여 억 달러보다 `2배 정도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4천여 억에서 5천여 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공약대로 된다면 이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침체된 지역의 강관수출을 보완 내지 대체할 수 있는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철강에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생물과도 같아 언제든지 위기나 새로운 사건이 늘상 일어나고 있다. 그때마다 우리가 겁을 내고 패닉에 빠지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오히려 어떠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미리 치밀한 경영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가 당하기만 하는 태도가 더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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