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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일로…철저 대응을

등록일 2016-11-23 02:01 게재일 2016-11-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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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인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릴 조짐인데도 경북도가 발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6일 충북에서 처음 나온 AI 의심 신고는 20일까지 불과 닷새라는 짧은 기간에 음성·청주의 4개 농가로 확대되는 등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AI는 서해안과 중부 내륙지방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충북도는 자체적으로 용촌리의 확진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내 52개 농장에서 시료를 채취, 간이검사를 한 결과 3개 농가의 오리가 AI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살처분 과정에서 1개 농가의 오리도 이상 징후를 보였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21일 의심농가 인근 500m 이내 10개 농장의 닭과 오리 31만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전남에서도 그제까지 오리 3만3천200마리를 땅에 묻었다. 경기도 양주·포천에서도 의심 신고가 접수돼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 풍세면 하천 주변의 야생 조류 배설물에서도 AI가 검출된 만큼 철새의 이동 경로에 따라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AI가 서해안에서 확산되는 이유는 전남 순천만·영암호, 충남 천수만, 충북 미호천 등 철새 도래지가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의 AI는 지난 2003년 이후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를 휩쓸었던 H5N1형이나 H5N8형보다 더 독하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두 유형의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이었다면 이번에 발생한 H5N6형은 `고고(高高)병원성`이라는 게 충북도의 판단이다. H5N6형은 지난 2014년 4월 처음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만 15명이 인체 감염돼 6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AI는 사실상 해마다 발생하는 겨울철 재해다. 철새가 옮기는 탓에 완벽한 예방도 불가능하다. 더욱이 AI는 바이러스 유형이 144개로 구제역 7개보다 훨씬 많을뿐더러 백신 가격도 비싸 접종이 어렵다. 실질적인 대책인 선제적 방역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둘 수밖에 없다. 특히 가금류 사육 농가의 선제적 방역이 요구된다. 외부인의 출입을 규제하고 축사 안팎을 철저하게 소독해야 한다.

현재 경북도내 닭 사육농가는 5천669곳 총 3천526만마리로서 전국 4번째인 12.6%를 차지하고 있다. 오리는 161개 농가 10만6천마리를 사육해 전국 0.9%로 7번째 규모다. 경북도가 거점소독시설 설치 등 예방적 차원의 조치에 늑장을 부리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거점소독시설 설치, 가금류 관련 종사자·차량에 대한 한시적 이동제한 등 지금껏 쌓아 온 AI 대응 노하우를 총동원해 방역 관리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빈틈없는 초동 방역만이 피해 규모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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