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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화재, 획기적 방지대책 찾아내야

등록일 2016-12-02 02:01 게재일 2016-12-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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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대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에 지난달 30일 새벽 발생한 큰불은 대형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의 문제점을 또 한 번 드러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마가 크게 번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방형 점포에다가 화재방지 시설도 미비하고, 보험회사의 기피로 화재보험을 들기도 쉽지 않은 전통시장의 약점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피해상가에 대한 지원은 물론, 차제에 전통상가에 대한 획기적인 방재(防災)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날 서문시장 4지구에서 발생한 화마(火魔)는 상가 679곳 모두를 삼켰다. 4지구는 연면적 1만5천386㎡의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밀집상가다. 불은 이날 오전 2시 8분께 상가 내 1지구와 4지구 사이 점포에서 최초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곧이어 이불집과 한복집이 밀집한 4지구 1, 2, 3층으로 차례로 옮겨 붙었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커지자 비상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차 등 97대, 헬기 2대, 소방대원 750여 명을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전통시장 특성상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점포가 많고, 4지구 상가 대부분이 의류와 침장류를 판매하는 곳이라 유독가스와 연기로 진화에 애를 먹었으며, 날이 밝아 헬기 2대를 투입한 끝에야 가까스로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대구시와 소방당국은 4지구 상가 679곳 모두 소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의 최초 발화점과 화재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 최초 목격자를 불러 진술을 받는 등 수사에 들어갔다. 대구 서문시장은 10여 년 전인 2005년 2지구에 전기합선으로 큰 화재가 발생해 상인 추정 1천여 억원의 재산피해가 나 재건축을 하는 등 1922년 개장 이래 크고 작은 화재를 여러 차례 되풀이해왔다.

뜻밖의 화재로 전 재산을 잃은 상인들은 한 마디로 망연자실이다. 정치권과 대구시 등이 중소유통업구조개선자금, 경영안정자금 보증지원 및 재해자금 동원을 추진하는 등 지원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피해규모를 보전하는 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문시장 4지구의 경우 동부화재에 78억원의 보험이 가입돼 있으나 피해상인 추정 피해액 350억 여원에 비하면 어림없는 수준이다.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한 상인은 15%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영진 시장의 말처럼 규정·제도를 뛰어넘는 최대한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서문시장의 대형화재는 전통시장, 재래시장의 화재 취약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재삼 입증하고 있다. 계제에 밀집 상가에 대한 전반적인 방재상황 점검과 완벽한 화재방지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최대한 끌어올려 유사한 대형화재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도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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