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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

등록일 2016-12-15 02:01 게재일 2016-12-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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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라 했다. 최순실게이트를 가지고 언론들이 벌써 2개월 넘게 여론몰이를 한다. “저게 기사거리가 되기나 한가”싶은 가십이 특종으로 둔갑하고 대통령의 사소한 사생활까지 파헤친다. 그래서 사회 일각에서는 “이제 식상하다” “특히 종편들이 너무 극성이다” “지나치니 점점 흥미가 떨어진다”란 글이 SNS상에 많이 올라온다. 촛불시위를 응원하는 댓글도 있지만 대통령을 옹호하는 태극기 시위도 열기를 더해간다. 촛불은 점점 열기가 주춤하고 태극기 시위 군중은 덜썩이는 추세다.

모든 언론들이 박근혜 죽이기에 광분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반드시 `반작용`도 나타난다. 그래서 태극기 시위대가 거리로 나가는 것이다. 또 추측성 가십성 기사가 쏟아지니 뉴스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른바 `말없는 다수`들은 노골적으로 박근혜 편에 서기도 한다. “지나치면 모자람보다 못하다”란 말 그대로다. 고위층 부유층들의 이야기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사회적 우울증`에 걸린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촛불 분위기를 타고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도 나타난다. 방송인 김제동과 이진순 와글 대표 등이 촛불민심을 타고 `시민의회`를 만들겠다고 나섰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물러난 것도 그 한 사례다. 조직을 만들어서 정부와 정치권, 특검, 언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장차 정계로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엿보이자“그렇게 완장이 차고 싶으면 국회로 가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촛불민심에 편성해 다시 고개를 드는 불순세력도 있다. 옛 통진당 세력이 결성한 `민중연합당`도 촛불을 들었다. 그들은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석방과 한상군 전 민노총 위원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광화문 네거리에 내걸었다. 테러를 모의한 세력과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세력을 `양심세력`이라 주장하는 것은 IS같은 테러조직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공권력을 무시하고 법위에 군림하며, 태극기와 애국가를 배척하는 세력들이 촛불시위에 끼어들어 촛불의 순수성을 해쳤다. 이들이 오히려 태극기시위를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이번에 큰 재미를 본 것이 민주당 등 야당들이다. 그들은 이미 정권을 다 잡은 듯이 행동한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MBC 사장, YTN 사장, KBS 사장을 포함한 방송 관계자들을 청문회 증인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매체에 비해 `최순실 방송`을 적게 내보냈다는 것이 이유다. “정부 편을 들면서 진실을 호도하고 은폐했다”는 발언은 정권을 잡으면 이 방송사들을 손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방송사들은 오히려 `편파방송 시비`를 피해갔다. 냉정을 찾아 정권보다 국가를 걱정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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