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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창의력 교육

등록일 2017-01-05 02:01 게재일 2017-0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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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로봇·인공지능·사물인터넷이 지배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인데,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 19세기에 머물러 있다. 암기식·주입식 공부, `정답을 맞히는`시험점수에 따라 인재를 판별한다. 암기력 선수와 정답 찍기 선수들이 모인 서울대에서도, 교수의 숨소리와 농담까지 받아 적고 달달 외워서 그대로 시험지에 옮겨놓아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 했다. 수업을 그런 식으로 하면 교수들은 편하다. 학생들은 중세시절의 도제(徒弟)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불초(不肖)를 악덕으로 보았다. `불초소생`이라 하면 부모를 닮지 못한 자식이란 뜻으로 겸양의 말이다. 부모와 스승을 그대로 본받는 `복사판 자식·제자`가 미덕이었다. 그런 복사판 교육은 법학에는 지금도 유용하다. 법률이란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그대로 외우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예술이나 과학 쪽으로 가면 사정은 전혀 딴판이다. 불초가 미덕이다. 좀 다르게, 더 다르게 생각하고, 새로운 방법·새로운 결과를 내는 `기존의 것을 무너뜨리는` 혁신이 미덕이다. 창의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다.

왕조시대의 과거(科擧)제도에도 암기와 창의가 공존했다. 명경과는 4서3경을 깡그리 외워야 하지만 진사과는 시문(詩文)을 시험했다. 시 짓기는 창의력·상상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대과(大科)에 올라가면 시·부·송·책이 부과되었다. 현안 국가적 과제를 놓고 대책을 묻는 시험은 왕이 직접 출제를 했고, 가장 뛰어난 대책을 낸 선비가 장원급제를 했다. 세종대왕은 이런 인재를 집현전에 영입해 R&D 업무를 맡겼다. 이것이 세종시대의 문화융성을 이뤄낸 힘이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은 세종시대보다 훨씬 뒤떨어진다. 무사안일한 교수들 탓이다.

그러나 서울대 교수 15명이 대오각성, `창의성 교육을 위한 교수모임`을 결성했다.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은 교육을 통해 훈련하고 기를 수 있다”하고, 정답이 없고, 길이 없는 길을 갈 방법을 생각하는 수업을 진행하자고 했다. 남을 모방하는 인재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로 새로운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는 창의성 있는 인재가 국가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창의성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루트번스타인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의 학교 성적은`보통`이고, IQ도 `평범`이었다”고 했다. 학교성적과 업적은 관련성이 적다는 말이다. `판박이 학생`은 성적은 좋지만 창의력은 낙제여서 그런 사람에 기대할 것은 없다. 아인슈타인은 시험성적은 형편 없는데,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창의성을 발휘할 예체능 취미 한 두개는 가지고 있어야 그것이 `창의력의 샘`구실을 한다. 왕조시대에 문학이 시험과목으로 들어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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