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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매장 변화와 `빨대 효과`

등록일 2017-01-10 02:01 게재일 2017-01-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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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두호동 대형마트 개점 문제가 4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2월 이후 두호동 인근 주민들은 `찬성`이지만, 죽도시장상가번영회와 중앙상가들은 `반대` 입장이고, 포항시도 의사결정을 못하고 세월만 보낸다. 시의회와 지역 출신 국회의원도 난처한 입장이다. 중앙상가들에게는 손상이 될 것이니, 반대를 할 수밖에 없다. 궁여지책으로 `취급 상품의 차별화`를 내걸어 상권 침해를 최소화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반영되지 못했다.

2015년 5월 북구지역 33개 자생단체들과 주민들로 구성된 `마트 및 호텔 추진위원회`는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마트가 개점되면 500여 명의 고용이 창출되고,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수십 개의 협력사들이 활성화되는데, 포항시는 일부 상인들의 반대를 구실로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리고 주민 3만6천여 명이 서명한 주민청원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를 계기로 추진위와 죽도시장 일부 단체 사이의 대화로 돌파구가 마련될 듯 했지만 성과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2015년 11월 `두호동지역발전협의회`의 시장 면담 요청이 거부되자, 분개한 주민들은 `롯데마트 입점이 관철될 때까지 영일대 해수욕장 등에서 시청이 벌이는 행사 불참, 비협조적인 시의원과 국회의원 낙선운동, 중앙상가와 죽도시장 상품 불매운동`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서를 작성했다. 감정적 대응이 상당 부분 엿보이는 내용들이긴 하지만 주민들의 분노 역시 충분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 시행사가 포항의 슬럼가에 부지 매입비 300억 등 1천400억원을 투자해 이 일대를 변모시킬 기대가 번번이 꺾였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교통망과 매장환경이 많이 변했다.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개통됐고, KTX가 증편되는 등 교통편의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교통오지라는 오명은 벗어났지만, 이른바 `빨대효과` 때문에 지역자금의 유출이 걱정스러웠다. 중소도시 상권은 필연적으로 대도시 상권에 빨려들어가기 마련이다. 일종의 삼투압현상이다. 설상가상으로 대구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가 개설되고, 대기업 신세계백화점이 대구에 섰다. 그것은 `중소도시의 구매력을 끌어들이는 빨대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이 빨대효과를 얼마나 중화시킬 것인가.” 이것이 포항시가 당면한 중대 과제다. 대구나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될 대형 매장이 절실히 필요하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두호동 대형매장도 그 대안이 되기에 이르렀다. 시청이 이를 허가할 명분이 생겼다는 말이다. 지금이야 말로 대화가 효과를 낼 시점이다. 죽도시장-중앙상가-두호동 주민-시청이 머리를 맞대고 “포항의 경제권을 지킬 방안이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할 때가 왔다. 편협한 이기주의를 버리고 포항 전체의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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