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뀔 때마다 간판을 새로 달고 전임 정부의 일을 도루묵으로 만드는 낙후된 대한민국의 정권교체 역사를 바꾸겠다”는 말에는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자기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전 정권의 업적을 무시·폄하해왔고, 그것은 막대한 예산·행정력·인력의 낭비를 초래했다. 국력이 낭비된 만큼 국가 발전은 늦춰졌고, 국민은 “내가 낸 세금이 또 헛되이 새어나갔구나” 탄식을 했다. 정권이 바뀔때 마다 정책이 바뀌니,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없었다. `정부의 뜻`에 맞지 않는 사업을 했다가 괘씸죄에 걸려 도산할 수 있는 한국이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사드를 반대한다. 다음 정권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우리가 정권 잡으면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말과 같다. 북핵을 방어할 유일한 수단이 사드인데, 이를 배치하지 말자 하는 뜻은 무엇인가? 적 앞에서 무장해제하자는 말인가? 중국과 북한이 반대하니 그 뜻을 어길 수 없다는 것인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는 안보관이다. 그런데 안 충남지사는 “전통적인 우방 관계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미 정부간 협상을 통해 결정한 것은 그대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를 하겠다”고 말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뜻과 일맥상통할 정도로 `어른 스러운 생각`이다. 야권 주자로서 이런 언급은 `대단한 용기`를 수반하는데, 그는 `용기 있는 정치가`임이 분명하다.
젊은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 지사와 안 충남 지사가 최근 “진영 정치 거부”라는 `공통 공약`을 발표했다. 여권과 야권의 주자가 의기투합했고, “우리 편은 다 선이고, 남은 다 악”이라는 진영논리를 깨뜨렸다는 점이 획기적이다. 이것이 바로 `정치 교체로구나` 싶을 정도이다. 특히 “견해가 달라도 대화하는 정치, 합리적 상식의 정치, 카메라 앞에서나 뒤에서나 똑같은 정치, 지역·이념으로 분열시키지 않는 정치, 비난이 아니라 꿈을 말하는 정치를 해보자” 했고, 남 지사는 “국익 앞에서는 이념을 뛰어넘자”고 화답했다. 우리 국민이 얼마나 듣고 싶어했던 정치권의 말인가. 이들은 아직 젊으니, 5년후, 10년후의 우리 정치를 밝힐 희망의 불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