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억여 원의 흑자를 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까지 받으면서 개장 이래 단 한 차례도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입줄에 올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 버스지부가 14일 안동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버스 보조금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 것도 눈에 띈다. 공공운수노조는 안동시가 3개 회사에 재정보조금 68억원을 지원하고도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연초 `구미시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휴지가 없음`이라는 알림 글을 화장실에 붙여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액의 흑자를 내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은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회공헌활동에 무관심한 구미고속터미널은 그동안 매년 구미시의 보조금을 꼬박꼬박 받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터미널은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450만원, 2010년부터 2011년까지는 1천만원, 2012년부터 2013년까지 1천200만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천80만원 등 총 9천890만원의 보조금을 구미시로부터 받아갔다. 올해는 지원금 명목으로 1천46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경북미래정책개발연구원은 작년 하반기에 구미 7개 시외버스 터미널의 선진화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에서 원평동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2015년에 흑자 5억3천만원을 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47개 노선에서 연간 승객 91만여명이 이용하는 구미 관문으로서, 구미 7개 터미널 중 규모가 가장 큰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의 흑자액은 전국 터미널 평균 2억3천여 만원의 2배 이상에 달했다.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이처럼 흑자를 내면서도 10년간 1억원에 가까운 시 보조금을 챙긴 반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이나 기부는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보조금 내역 자료가 2006년도부터인 것은 그 이전의 회계자료는 보존 대상이 아니어서 자료가 없기 때문으로, 이전에 보조금이 더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구미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 보조금만 받아가고 사회공헌활동은 전무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조금에 대한 `눈먼 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은 반드시 개선돼야 할 과제다. 각종 비리를 밝혀내어 국민의 혈세인 `보조금`이 합당하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부단히 감시하고 바로잡아야 한다. 지방정부는 물론 시민단체들이 분명한 혁신의지를 갖고 꼼꼼한 추적관리를 통해 오용과 남용, 낭비를 통제해야 한다. 부적절한 지급과 사용이 드러난 사업은 보조금을 반드시 환수하고, 추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