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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등록일 2017-01-17 02:01 게재일 2017-01-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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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는 참으로 미묘하다. 강점기 일제의 그 잔인함을 생각하면 영영 `원수의 나라`로 지내야 하겠지만, 손을 맞잡고 함께 발전해가야 한다는 `국가발전론` 차원에서는 `이웃사촌`이다.“지난날을 생각하면 이가 갈리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을 생각하며 손을 잡는다”란 말이 양국의 관계를 잘 설명한다.

특히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의 우호를 위해 애를 많이 썼다. 양국 지도자를 한 자리에 불러 `대화의 끈`을 맺어주기도 했고, 한일군사정보협정을 체결토록 주선했다.

“한일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유럽에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100년간이나 싸웠고 독일과 프랑스, 소련과 독일, 동유럽과 소련, 이들 나라들의 역사를 보면, 실로 `전쟁과 전쟁으로 맺어진 적들`이다. 같은 하늘 밑에 살 수 없는 원수들이지만 그들은 지금 유럽연합(EU)을 만들고 `경제적으로 한 나라`가 돼 있다. 단순한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화폐를 공유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비록 영국이 탈퇴했고, 마음속에 `전쟁시절의 앙금`은 깔려 있겠지만 “함께 발전하자. 그것이 싸움보다는 낫다”라는 공감대는 형성됐다.

한일 사이에도 위안부문제, 독도문제, 일본교과서 문제, 친일파 문제 등 `감정 상할 일`이 많지만 협력해야 할 일은 더 많다.

북핵에 대비해서 `핵 없는 두 나라`는 군사정보를 공유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북한의 마사일이 일본 근해에 떨어진 후부터 양국은 `공동운명체`가 됐다.

경제적으로도 양국은 협력할 일이 많다. 감정상의 문제로 서로 `수출입 보복`을 하기 시작하면 두 나라 모두 손해만 본다. “정치적으로는 싸우더라도 경제적으로는 협력하자” 하는 것이 모범답안이다.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문제이다. `위치`를 놓고 감정싸움이 벌어진다. `화해와 치유재단` 기금 10억엔을 냈으니 “한국도 성의표시를 하라”며 소녀상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 요구하는 일본에 대해 “합의를 파기하고 10억엔 돌려주라”는 야당이 맞서 있는 상황이고 `감정적인 막말`이 오간다.

이에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양쪽을 향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언행을 삼가해달라”고 했다.“한국은 골치 아픈 나라”라 든가,“한국에 돈 빌려주면 떼어먹힐 것”이라는 일본 측의 막말이나, “양국 간의 협약을 당장 파기하라”는 한국 야당의 막말은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더 꼬이게 만들 뿐이다.

개인간의 약속도 함부로 깰 수 없는데, 하물며 국가간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려 하지 말고 “무엇이 합리적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과거에 발목잡힐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고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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