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 신청사 이전은 단순한 행정 사무공간의 이전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행정과 문화, 역사와 혼이 함께 자리를 옮겨가는 정체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경북도청의 이전은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게 사실이다. 새로운 경북의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우리나라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했던 소재지와 관할구역의 불일치 문제가 해결되면서 도민의 자존심이 드디어 회복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신도청 이전 기념식에서 “도민의 품으로 돌아와 벅찬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청사 개청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한 말로 들렸다. 신청사 이전은 곧 경북도의 정체성을 되찾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일 것이다.
경북도는 신청사로 이전한 후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부권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신청사 이전의 성과들도 속속 드러났다. 신청사가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것도 주목받을 만한 일이다. 한옥 양식으로 지어진 고전미가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울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년도 안된 기간에 70만 명이 신청사를 찾아왔다. 경북을 알리는 데는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다.
경북도청의 이전은 경북도 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권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됐다. 신도시의 인구증가가 그 방증이다. 신도시의 인구가 9천680명으로 집계돼 2014년에 비해 41.7%나 증가했다. 각 기관의 이전과 신도시의 정주여건이 형성되면서 발전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또 국가 경제의 새 틀을 짜는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중추도시로서 기반을 마련한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들도 있다. 교육기관 확충과 유통, 금융 등 신도시의 정주여건이 아직은 안착을 못하고 있다. 신도시 행정타운의 완성을 위해 각급 기관의 조속한 이전도 서둘러야 할 문제다. 정부합동청사의 건립도 바쁜 일 중 하나다. 이제 시작한 한반도 허리경제권 사업의 진척도 태산처럼 기다리고 있다.
한 술밥에 배부를 수 없다. 1년 만에 10만 인구의 신도시가 만들어질 수는 없다. 조급함 보다는 착실한 준비와 성장이 필요하다. 1천500여 직원들의 각오와 노력이 이전 당시처럼 굳건해야 한다.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은 새천년 경북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라는데 인식을 같이하는 1주년이면 좋겠다.